늘 힘들어 하는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0대 중반 취준생입니다.
요즘 저에게 가장 큰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제목에서 나왔듯 항상 힘들어 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저는 어릴적부터 상대방에게 상처 주기 싫은 마음에 대화중에 늘 경청하고 최대한 공감해 주려고 노력했어요.
그 이유 때문인지 항상 제 주변에는 힘든 친구들이 넘쳐났어요.
대인관계 문제로 힘든 친구, 가정환경 문제로 힘든 친구, 자신의 트라우마 때문에 힘든 친구.....
저는 그들의 아픔을 최대한 공감하고 들어주는게 미덕이라고 믿고 있었어요.
저 또한 그런 시절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걸 저에게 털어놓는다는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지나고, 삼 년이 지나도.... 그들은 항상 같은 문제로 힘들어했어요.
저는 늘 같은 말을 해 주고, 그들은 저에게 힘을 얻고 돌아갔어요.
남겨진 저는 제가 하고싶은 말도 못 한채 그들의 힘든 감정을 며칠동안 느껴야만 했어요. 그러다가 다시 같은 문제에 봉착하면 그들은 또 저를 찾았어요.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게 되면서, 저에게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연락을 뿌리치지 못했어요.
언젠가 나아지겠지, 오랫동안 봐 왔는데 이 문제로 내가 매정하게 내칠 수 없어. 내가 참아야지.
그치만 제가 졸업할 때 까지도 변하지 않았어요.
그들과 저의 관계는 마치 고장난 라디오 같은 관계였어요.
마침 전 졸업준비를 하느라 심적 여유가 사라진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하나씩,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선을 그었어요. 그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사람도 있었고 저에게 실망했다며 떠나는 친구도 있었지요.
어쩌면 너무 갑작스럽고 냉정한 태도를 보인 것이 저의 실수였을 수도 있어요.
그들이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유하게 거절을 했어야 했는데 저도 그동안 쌓아왔던게 많은지라
말을 부드럽게 가공하지 못한 점이 많아요.
저 스스로가 문제라고 생각한 이유는, 제가 이렇게 변화하게 된 시기 때문이에요.
졸업 직전과 현재 취업준비 중인 시기에 세 명한테나 실망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사춘기 시절을 제외하고 지금이 가장 스트레스가 많고 불안정한 시기에요. 취준생이라면 그 누구라도 그렇겠죠.
상처를 공감해줄 수 있는 공감능력보다 저의 생존이 더 중요해진 시기가 온 거에요. 제가 갑작스럽게 이 사람들에게 차갑게 선을 그은 것도 저 또한 심적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그런걸 잘 알아요.
물론 에너지뱀파이어를 애초부터 멀리하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어요.
어떤 문제를 고장난 라디오 처럼 반복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깨우치기 전 까지는 계속해서 저 같은 사람을 찾아다닐거에요 .
그러나 실제로 그 사람들은 심적으로 고통스러운건 사실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더 상처받기 쉽기도 하구요.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제 태도를 보고 조금은 놀라고 말 뿐이지만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저의 그런 냉랭한 태도를 보고 배신감을 느끼고 관계를 끊어버리더라구요.
저는 이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힘든건 힘든거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로 변화시키고 싶어요.
제 이런 마음이 욕심일 수도 있어요. 저는 아직까지 많은 삶을 살아온게 아니니까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겠어요.
관계를 변화시키기 힘들다면, 분명히 끊어내야 하는것은 맞는데
근래의 제 미숙함으로 인해 그들이 상처받는것 또한 원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저를 지키면서도 그들이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선을 그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말을 할 만한 적절한 타이밍은 어떤 때인가요?
저는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요.
아하에 전문가들이 많다는것을 알고, 여기서 이렇게 조언을 구해봅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