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이 없으면 어찌되나요?
안녕하세요. 원형석 과학전문가입니다.첫째, 지구 대기권을 이루는 공기층이 얇아지거나 사라진다. 지구의 자기장은 마치 비를 막는 우산처럼 태양에서 오는 태양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구 자기장이 없어지면 지구는 태양풍에 그대로 노출된다. 여기서 태양풍이란 태양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태양으로부터 우주 공간을 향해 쏟아져나가는 전자, 양성자, 헬륨 원자핵 등으로 이루어진 입자들의 흐름이다. 이 흐름이 지구에 쏟아지면 지구의 기체들은 모두 우주 밖으로 떠밀려 나가게 된다. 수소나 헬륨 등을 비롯하여 질량이 가벼운 기체들부터 시작하여 지구의 대기권을 이루는 기체들이 우주 밖으로 밀려 나간다. 지구 대기권의 기체 구성이 달라지고, 이것은 대기압의 변화를 가져온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소의 양이 줄어들고 산소로 호흡하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은 모두 숨이 막혀 멸종하게 될 것이다.둘째, 유전자의 심각한 파괴로 지구 생태계가 위기에 빠진다. 태양풍이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그대로 피폭되면 세포의 유전자가 파괴된다. 암 발생률이 매우 높아지고, 기형아 발생률이 급증한다. 강력한 살균 능력을 가진 자외선이 그대로 지구로 쏟아지게 되므로 사람들은 바깥 출입을 삼가고, 나가더라도 우주복과 같은 옷을 입고, 얼굴 전체를 덮는 선글라스를 쓰고 나가야 할 것이다.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동식물들은 낮은 단계의 생명체부터 서서히 멸종하게 된다. 셋째, 지상의 전력 시스템과 지상의 통신 시설에 큰 피해가 발생한다. 인공 위성의 오작동을 비롯하여 지상의 위성 통신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다. 또한, 수시로 내려치는 어마어마한 번개의 위력 앞에 지구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된다. 전 세계의 산에 산불이 일어날 것이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녹아내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의 온도는 상승하고 바닷물은 증발하게 되고, 결국 화성과 같이 사막뿐인 행성이 되고 만다.넷째,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는 생물들의 예는 여러 곳에서 밝혀지고 있는데, 비둘기를 들 수 있다. 비둘기는 집을 잘 찾기로 유명한 새여서 옛날부터 서신을 전달하는데 이용되어 왔다. 비둘기의 머리에 작은 자석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1979년 미국의 연구진에 의해서 확인되었다. 그들은 비둘기의 뇌와 머리뼈 사이에 가로 1mm, 세로 2mm인 자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둘기는 이 생체 자석을 나침반으로 삼아 먼 거리를 정확하게 찾아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런데, 지구 자기장이 없으면 비둘기나 철새 등의 동물들이 방향 감각을 잃게 된다.다섯째, 지구 자기장이 없으면 나침반을 사용할 수 없다. 각 종 항공기, 선박등이 항로를 따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없다. 특히 항공기의 야간 운행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각 나라 간의 무역이나 여행 등은 매우 위축될 것이고, 경제적 손실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