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이 국립공원 승격 이후, 천제단 복원 중점을 두는데 천제단의 역사적 의미가 궁금합니다.
대구 경북의 진산 팔공산이 우리나라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43년 만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됐습니다. 천제는 5천년 한민족 역사의 품격이자 정신인데, 단군조선, 삼국시대, 고려로 이어져 오며 한민족을 지켜온 정신문화의 요체로 생각됩니다.
안녕하세요. 이주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태백산 천제단
종 목 중요민속자료 제228호
지 정 일 1991.10.23
소 재 지 강원 태백시 소도동 산80과 혈동 산87-2
태백산 정상에 자연석을 쌓아 만든 3기의 제단이다. 태백산은『삼국사기』를 비롯한 여러 기록에서 신산으로 섬겨져 제천의식의 장소가 되었음을 밝히고 있는데, 천제단 역시 이런 제를 올리기 위해 만든 제단이다.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 약 300m 떨어진 곳에 장군단과 남쪽 아래에 있는 이름없는 제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북에서 남으로 일직선상에 배열되어 있다.
천왕단은 2m 남짓한 높이로 자연석을 쌓아 남쪽으로 계단을 조성한 원형제단이다. 그 위에 4각 시멘트제단과 대종교에서 단군을 모신 장소로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세운 것으로 알려진 비석이 있다. 1949년 조사기록에 의하면 당시에는 석단이 9층을 이루었기 때문에 ‘구단탑’이라고 하였으며 중앙에 태극기를 꽂고, 그 주위에 무속신들을 상징하는 각종 기를 세웠다고 한다. 장군단은 남쪽에 계단이 있는 석단으로 천왕단과 거의 비슷한데 천왕단 상부에 있는 4각 제단이나 비석 등은 없다. 천왕단 남쪽의 숲 속에 위치한 단은 특별히 지칭하는 이름이 없고 소박한 인상을 풍기는 단아한 제단이다.
제단을 세운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족국가시대부터 이곳에서 천제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것을 보면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일제시대까지 이곳에서 천제를 지내고 그 의식이 아직도 이어져 매년 개천절에 하늘에 제사를 지냄으로써 국가의 태평과 안정, 번영을 기원하는 동제의 장소로 이어지고 있다.
안녕하세요. 강경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삼국사기 등에 따르면 신라시대 팔공산은 '중악'으로 불리며 동악 토함산, 서악 계룡산, 남악 지리산, 북악 태백산 등 '오악(五岳)' 중 중심이었다. 신라 오악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제사를 지낸 곳이다. 국왕이 직접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해 하늘에 제를 올렸다. 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인 태백산 천제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태백산 천제단은 일제강점기까지도 천제를 지냈고, 지금도 개천절에 맞춰 제를 지내고 있다. 팔공산 비로봉 정상에도 천제단을 추정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흔적도 남아 있다. 이상과 같이 팔공산 비로봉 정상에 천제단을 복원해야 할 이유가 넘쳐난다.
안녕하세요. 김종호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팔공산 천제단 복원은 지난 20년 동안 지역사회와 학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추진해 왔다. 대구 동구 팔공문화원은 2015년부터 비로봉에서 한 해 첫 차(茶)를 준비해 격식에 맞게 올리는 '헌다례'를 봉행하고 있다.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정상부에 쇠말뚝을 박았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천제단 복원을 통해 팔공산의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행사다.
-출처: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