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예술에서 의도(intent)는 여전히 유효한가? - 창작자의 주체성, 관객의 해석, 그리고 기술 매개성의 충돌
현대 예술에서는 오래전부터 작가의 의도가 중요한 논쟁거리였습니다. 바르트 이후 작품의 의미는 작가보다 관객에게 달려 있다는 시각이 강해졌지만, 최근 AI 이미지 생성과 알고리즘 기반 전시가 늘어나면서 이 구조가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AI 작품에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있다면 그 주체가 누구인지 알고리즘인지, 시스템을 만든 사람인지, 아니면 이미지를 선택한 사용자일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한 관객의 해석이 정말 자유로운지, 아니면 플랫폼과 기술적 인터페이스가 이미 해석 방식을 제한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결국 현대 예술에서는 의도, 해석, 기술이 새롭게 얽히고 있으며, 작가·관객·큐레이터의 역할도 다시 재정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작가성을 말할 수 있는지, 기술이 해석의 다양성을 줄이는지, 그리고 ‘의도의 죽음’ 이후 이제 ‘의도의 귀환’을 논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현대 예술에서 작가의 의도는 과거의 권위적인 지배력에서는 벗어났으나, AI와 같은 기술 매개성이 강화됨에 따라 '선택과 맥락의 재구성'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주체성으로 귀환하고 있습니다.
현대 미학은 "미는 보는 사람의 눈에 있다"는 주관주의를 통해 관객의 해석적 권한을 높여왔지만, 최근의 기술적 환경은 창작자의 역할을 직접적인 묘사에서 알고리즘의 결과물을 선별하고 배치하는 '유목적 주체'로 재정의하며 의도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록 AI 이미지 생성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기술적 형식을 완성하더라도, 현대 미학이 강조하는 '대상과 관찰자가 관계를 맺으며 발견하는 가치'의 관점에서 볼 때 최종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적 맥락에 편입시키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 창작자와 관객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의 인터페이스가 우리의 미적 경험을 특정한 틀 안에 가두어 해석의 다양성을 제한할 위험이 있으므로, AI 시대의 작가성은 단순히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을 넘어 기술이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 사이에서 자신만의 철학적 의도를 관철하고 관객과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비평적 조율자'로서의 역할로 진화해야 합니다.
현대 예술에서 ‘의도(intent)’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주체와 범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창작자의 주체성, 관객의 해석, 그리고 기술적 매개성이 서로 충돌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얽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도의 죽음’ 이후 이제는 ‘의도의 귀환’을 논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