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과 성격. 인과 관계가 있다라고 생각하시는지요?

2021. 04. 11. 21:59

많은 사람들은 혈액형과 성격이 모종의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혈액형도 결국은 통계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마치 출구조사만으로도 선거 결과를 예측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라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혈액형과 성격. 인과 관계가 있다라고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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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근거 없는 헛소리이며 그 기원은 인종주의 및 제국주의입니다. 혈액형과 기질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20세기 초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종족, 인종 간 우월을 설명하기 위해 정립된 것으로 특히 독일에서 처음 나타나 게르만권 국가들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많이 나타나는 A형을 우수한 형질로, 아시아권에서 많이 나타나는 B형을 열등한 형질로 분류한 게 시초입니다. 이후 일본에도 건너와 다른 방식으로 역시 식민국가와 피식민국가의 우열을 파악하려는 시도로 쓰이기도 하다가 인종주의 부분을 잘라내고 성격 분류에 보다 초점을 맞춘게 오늘날까지 통용되고 있는 혈액형 성격설의 기원입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반례도 많고 조금만 생각해봐도 무수한 인간의 성격유형을 ABO에서 나오는 네 기본형질만으로 나눈다는 게 근거가 박약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선 RH-는 물론이거니와 MKMK같은 특이 혈액형은 고려되지도 않습니다.

또한 중남미 원주민들 같은 경우 O형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며 (관련 논문 하나: Blood group O alleles in Native Americans: implications in the peopling of the Americas https://pubmed.ncbi.nlm.nih.gov/19862808/) 표본 수가 적은 편이긴 하나 일부 마야 그룹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깝게 O형만 나온 사례도 존재하는데 (Kenneth Goodner, Incidence of Blood Groups among the Maya Indians of Yucatan https://www.jimmunol.org/content/18/6/433) 그럼 이들의 성격이 죄다 같겠습니까?

또한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 나오는 성격 변화도 좋은 반례입니다. 일란성 쌍둥이 같은 경우 혈액형뿐만 아닌 대부분의 유전적 요소를 공유하는 데 둘 사이에 성격 차이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또한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를 이식할 경우 혈액형도 바뀌는데 이게 성격에 영향을 주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혈액형-성격 연관 사례는 확증편향에 의한 것이거나 극도로 적은 표본을 두고 나타낸 지극히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믿음에 불과합니다.

2021. 04. 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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