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 인문학이라고 할 수있나요?
인문학의 정의가 딱 하나로 말하기 어렵지만 인간문화에 대한 학문이라면
수학도 인문학에 해당하나요?
피타고라스학파가 있으니깐 맞나요?
안녕하세요. 노인옥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으로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대립되는 영역입니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데 반하여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합니다.
수학은 인문학과는 다르게 분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답변이 질문자님께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전국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수학과가 자연과학대학에 속하다 보니 막연히 수학은 자연과학의 한 분야이려니 하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연과학이란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를 인간의 이성을 통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추구해나가는 과정과 그러한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과 이론의 체계라는 점에서 현대의 수학은 자연과학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옛날과 달리 수학자들이 자연현상을 직접적으로 탐구하지는 않기 때문인데 수학자들은 수학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연구하지, 실재적 세계의 탐구를 위한 실험이나 관찰은 하지 않습니다. 수학은 매우 폭넓은 방향으로 연구하는 학문이었지만 데카르트의 과학철학과 뉴턴의 운동역학의 등장 이후 학문 분야들이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가 수학으로부터 분파하며 수학과 자연과학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생겼습니다. 수학자들은 요즘의 좁은 의미의 수학만이 아니라 기계, 역학, 천문, 광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에 대해 연구해왔는데 우리는 현재 3700년 전 이집트의 수학 내용에 대해 알고 있고, 2400년 전 그리스의 수학, 1000년 전의 아라비아의 수학, 중세 유럽 수학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수학은 오랜 세월 동안 마치 큰 탑을 쌓아가듯이 발전해왔으며, 결국 지금은 아주 크고 높은 거대한 탑이 되어 있는데 물리학, 화학(연금술 이후의 근대적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의 자연과학이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자리를 잡은 것은 길어야 300년 정도이고 대부분 공학 분야의 역사도 200년을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런 의미에서 수학은 좀 고루한 느낌을 주는 학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빨리 변해가고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가고 있는데 수학자들이 하고 있는 연구의 내용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수학은 다른 자연과학 분야와는 다른데 수학은 언어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수학자들이 해결하거나 증명한 ‘결과나 결론’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 사용한 방법론이나 아이디어가 더 중요할 경우가 많기 때문 입니다. 대다수 수학자의 연구활동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수학자들이 쓴 논문이나 책을 읽고 새로운 개념이나 이론을 익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학자들의 학문적 업적을 평가할 때는 그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이론들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남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고 하는 점에서 수학은 일반 자연 과학은 아니고 인문 학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저의 결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