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찾아온 자료에 따르면
상대방이 간지럼을 태울 때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 언뜻 보기엔 즐거운 장난처럼 보인다. 하지만 뇌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즐거운 유희가 아니라, 당신의 뇌가 생존을 위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긴박한 상태다. 간지럼 뒤에 숨겨진 웃음의 정체는 쾌락이 아닌 '방어'였다.
2013년 독일 튀빙겐 대학교 연구팀은 간지럼을 당할 때 일어나는 뇌의 변화를 fMRI(자기공명영상)로 정밀 스캔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재밌는 농담을 들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즐거움 영역은 조용했던 반면, 신체적 위협과 공포를 감지하고 처리하는 시상하부와 편도체가 미친 듯이 반응한 것이다. 즉, 뇌는 간지럼을 '공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왜 나 자신은 간지럽히지 못할까? 그 비밀은 뇌의 소뇌에 있다.
소뇌는 내 손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여 그 자극을 '안전한 정보'로 분류하고 무시해 버린다. 하지만 타인의 손길은 예측 불가 능하다. 뇌는 이 예상치 못한 접촉을 잠재적인 위협으로 판단하 고,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우는 과잉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터져 나오는 웃음은 극심한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뇌의 강제 적인 분출구인 셈이다.
간지럼에 유독 민감한 부위인 목, 겨드랑이, 옆구리의 공통점은 모두 뼈로 보호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신체 약점이라는 점이다.
진화론적으로 인류는 이 부위에 무언가 닿았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몸을 웅크리거나 피하도록 설계되었다. 간지럼에 반응 하는 반사 시스템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급소를 보호하기 위해 발달한 생존 본능의 흔적이다.
결국 간지럼을 태우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즐거워 보인 다"고 생각하는 것은 뇌의 거대한 착각이다. 상대는 웃고 있지 만, 그의 뇌는 지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웃음은 그저 고통스러운 위협에 맞서는 뇌의 기괴한 부산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