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빛의 속도는 무엇에 의해 결정되나요?
빛이 이동하는 속도는 어떤 물리적 조건이나 환경에 의해서 정해지고, 매질이 존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빛의 속도는 진공 상태일 때와 매질 속을 지날 때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예요. 진공에서의 빛 속도는 우주에서 가장 근본적인 상수 중 하나로 다뤄지고, 매질 속에서는 그보다 느려지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진공에서 빛은 초당 약 30만 km, 정확히는 299,792,458m/s로 달려요. 이 속도가 왜 하필 이 값이냐고 물으면 답이 의외로 깊어져요.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내며 함께 진행하는 전자기파인데, 이때 속도가 진공의 전기적 성질과 자기적 성질에 의해 결정돼요. 구체적으로는 진공 유전율과 진공 투자율이라는 두 상수의 곱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는 값으로 정해진답니다. 즉 빛의 속도는 우주 공간 자체가 가진 전자기적 특성이 빚어내는 결과인 셈이에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여기에 한 가지 더 충격적인 사실을 더해요. 진공에서의 빛 속도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측정해도 같은 값으로 나오고, 어떤 물체도 이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c라는 기호로 따로 표기하며 우주의 제한 속도처럼 다뤄집니다.
매질 속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물이나 유리, 공기 같은 매질을 지날 때 빛은 진공에서보다 느려져요. 이유는 빛이 매질 속 원자들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이에요. 빛이 원자에 부딪히면 원자 속 전자들이 그 에너지로 잠깐 진동했다가 다시 빛을 내놓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체적으로 진행 속도가 늦춰지는 거예요. 마치 빈 도로에서는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가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는 자꾸 멈춰 서며 천천히 가게 되는 것과 비슷해요.
매질마다 빛이 얼마나 느려지는지는 굴절률이라는 값으로 표현해요. 굴절률이 1.5인 유리에서는 빛 속도가 진공의 1.5분의 1, 즉 초당 약 20만 km로 떨어져요. 물은 1.33이라 약 22만 5천 km/s, 공기는 1.0003 정도라 거의 진공과 다름없는 속도로 지나간답니다. 이렇게 매질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빛이 다른 매질로 들어갈 때 경로가 꺾이는 굴절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물에 담긴 젓가락이 휘어 보이는 게 그 결과죠.
흥미로운 점은 매질 속에서 느려진 것은 어디까지나 빛이 매질을 통과하며 보이는 평균 속도라는 사실이에요. 원자와 원자 사이의 빈 공간을 지나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c의 속도로 달리고 있답니다. 우주의 제한 속도는 진공에서만 적용되는 절대 기준이고, 매질 속도는 그 기준을 둘러싼 환경적 결과인 셈이에요 :)
채택 보상으로 199베리 받았어요.
채택된 답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