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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23.05.22

거북선은 역사적으로보나 과학적으로 보나 잘 만든 배였나요?

안녕하세요

이순신 장군님의 최대 업적과 함께한 거북선이 있는데요

이 거북선으로 왜군을 박살냈다고 하는데 이 거북선은 과학적으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잘 만든 배임이 틀림없나요?

그럼 이 배는 임진왜란 이후에도 만들어서 사용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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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유길준(兪吉濬)은 『서유견문(西遊見聞)』에서 “이충무공의 거북선은 철갑병선(鐵甲兵船)으로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였고,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북선을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정의하였지만 근거가 확실한 주장은 아니었다. 물론 거북선의 등에는 거북 무늬를 그렸을 뿐만 아니라 그 위에 날카로운 못이나 칼날(칼송곳) 같은 것을 꽂아 적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였다. 그러나 거북선의 표면에 철갑이 덮여 있었는지의 여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철갑을 덮을 경우에 배의 무게가 증가하여 민첩성이 떨어지고, 바닷물에 의해 부식되는 등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음으로 복잡한 문제는 거북선의 세부적인 구조이다. 거북선의 내부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었던 것일까? 거북선에서 사용하였던 노는 어떻게 생긴 것이며, 노역의 위치와 노역의 공간은 어디인가? 포 구멍의 실질적인 쓰임새와 뱃머리에 설치된 거북머리[용두(龍頭)]의 기능은 무엇인가? 이러한 여러 문제들은 거북선의 내부가 2층 구조였는가, 아니면 3층 구조였는가 하는 논란과 연결된다.

    2층 구조론에 따르면, 아래층에는 병사의 휴게실과 무기고를 설치하고, 위층에는 화포 등의 공격 시설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 경우 노를 젓는 노역이 화포와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탑승하는 단점이 있어 전투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이러한 거북선의 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반면에 3층 구조론에 따르면 1층에는 병사들의 침실과 군량 · 무기고가 있었고, 2층에는 사부(사격수)와 격군이 자리하며, 3층에는 포대가 설치되어 화포를 쏠 수 있는 구조였다고 한다. 따라서 노역의 위치가 2층 구조론의 주장과 달라지고, 전투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도 상반된다.

    거북선의 크기와 배의 척수 역시 논쟁거리였다. 거북선의 크기와 척수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하게 확인되는 것은 거북선의 척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거북선의 기능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부분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거북선은 돌격용 전함이었다. 탑승자 전원을 덮개 밑에 수용함으로써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적진을 휘젓고 다니며 공격하는 데 유리한 전함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적선과 접전을 벌일 때에는 매우 적합하지만, 도주하는 적을 추격하여 공격을 가하는 데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은폐된 거북선 안에서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상갑판 위의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판옥선이 훨씬 실용적이었다. 거북선의 척수가 제한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요컨대 거북선은 일본 해적 집단과 일본 수군의 백병전술에 대비해 개발한 돌격전함이었다. 즉 여러 개의 중화기로 무장한 연해용 돌격전함으로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설계된 특이한 모델의 전선이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 거북 모양에, 용머리에서는 포를 쏘거나 유황 연기를 내뿜었다고 하니, 이런 새로운 디자인의 전투함은 적을 당황케 하여 사기를 꺾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거북선이 임진왜란에서 승전을 올리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이후 조선과 일본의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거북선에 대한 다양한 그림은 그러한 관심의 일환이었다고 여겨진다. 현재까지 전하는 거북선 그림은 10여 종에 달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통제영과 전라좌수영의 거북선으로 가장 신빙성 있는 기록으로 간주된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서 도요토미 히데오시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해설한 책 가운데 『회본태합기(繪本太閤記)』에 실린 거북선 그림으로, “이순신이 거북선을 만들어 일본군을 물리치다”라는 설명문이 붙어 있다.

    1910년 경상남도 고성에서 발굴되어 현재는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청화백자에는 용머리에서 연기를 토하고 있는 모습의 거북선이 그려져 있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는 10폭짜리 병풍으로 된 「거북선해진도」도 소장되어 있다. 여기에는 거북선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전선(戰船)의 포진 상황이 그려져 있다.

    한편 이순신 후손의 종가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두 종의 거북선 그림이 있는데, 다른 거북선 그림과는 달리 거북선의 등 위에 두 개의 돛대가 달려 있고, 지휘소라 할 수 있는 장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거북선의 크기를 비롯해 구조, 장대 설치 등에 대한 설명도 첨부되어 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거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