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사정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끝까지 되지 않을 때 _ 지루증(지연사정, delayed ejaculation) 이야기
분명히 마음도 있고 발기도 잘 되는데, 사정만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길어져 두 사람 모두 지치거나, 끝내 사정에 이르지 못한 채 끝나기도 합니다.
어딘가 고장 난 것은 아닐지 혼자 걱정하면서도, 막상 누구에게 꺼내기는 어려운 주제입니다. 이 글은 그 상황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언제는 지켜봐도 되고 언제는 진료가 필요한지를 차분히 정리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지루증은 피부의 지루성 질환이 아니라, 사정이 지나치게 늦거나 일어나지 않는 성기능의 문제를 가리킵니다. 흔히 알려진 조루증(조기사정)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조루증은 앞서 작성한 잉크 글을 참고하여 주세요.)
01. 왜 사정이 늦어지거나 안 될까
사정은 의지로 직접 켜고 끄기 어려운 반사입니다. 크게 두 단계로 일어납니다.
첫 단계는 방출(emission)입니다. 교감신경(sympathetic nerve)의 신호로 정액이 후부 요도(posterior urethra)에 모이고, 동시에 방광 입구가 닫혀 정액이 방광으로 거꾸로 흐르지 않게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배출(expulsion)입니다. 골반바닥 근육이 몸신경(somatic nerve)의 지배를 받아 율동적으로 수축하면서 정액을 몸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 과정은 척수(spinal cord)의 사정 중추에서 조율되고, 뇌가 흥분과 억제로 위에서 조절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세로토닌(serotonin)은 사정을 억제하는 쪽으로, 도파민(dopamine)은 촉진하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높이는 일부 약은 사정을 늦추고, 같은 원리가 거꾸로 조루 치료에 쓰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 신호,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그리고 충분한 자극과 흥분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사정 반사가 늦어지거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기 이미지는 chat gpt를 통하여 만들었으며, Hallucination을 배제하기 위해서 내용 검수를 진행하였습니다.)
2. 먼저,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를 나눕니다
“사정이 안 나온다”는 한 문장 안에는 서로 다른 상황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원인과 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진료에서는 이를 구분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가. 사정이 늦거나 안 되는 흔한 이유
대부분의 경우 다음 가운데 하나 또는 여러 개가 겹쳐 있습니다.
1) 약물가장 흔하고 놓치기 쉬운 원인
: 일부 항우울제, 특히 세로토닌을 높이는 계열의 약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항정신병약, 마약성 진통제(opioid), 전립선비대증에 쓰는 알파차단제(alpha blocker)도 사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과음 역시 일시적으로 사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다만 약이 의심되더라도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신경과 전신질환
: 당뇨병(diabetes)이 오래되면 자율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으로 사정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척수 손상이나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같은 신경 질환, 그리고 골반 부위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사정에 관여하는 신경이 손상된 경우도 원인이 됩니다.
3) 호르몬의 변화
: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이 낮거나, 갑상선기능저하(hypothyroidism)가 있거나, 프로락틴(prolactin)이 높은 경우 사정과 성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심리와 자극의 문제
: 수행 불안, 관계의 긴장, 죄책감 같은 심리적 요인은 사정 반사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흔하지만 잘 언급되지 않는 원인으로, 혼자 할 때의 자극 방식이 파트너와의 자극과 크게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한 압력이나 속도, 자세에 익숙해지면 실제 성관계에서는 그 역치에 닿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사정이 잘 되는데 파트너와는 어려운 경우, 이런 요인이 관련된 때가 많습니다. (대게 젊은 사람에게 있어서 본 문제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5) 나이
나이가 들면서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서서히 길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03. 내 경우는 어디에 해당할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지루증은 흔하지 않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유가 있고 그 이유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1) 생활에서 점검할 점
과음을 줄이고, 수면과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
자위 습관을 점검합니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특정한 자극에 익숙해져 있다면, 자극 방식을 조금씩 다양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정에는 충분한 자극과 흥분이 필요합니다. 조급함과 불안은 오히려 반사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2) 약과 호르몬, 그리고 마음
항우울제 같은 약이 원인으로 의심되어도,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조정하기 전에는 스스로 끊지 않습니다. 용량 조절이나 다른 약으로의 변경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남성호르몬 저하, 갑상선 문제, 당뇨 같은 원인이 확인되면 그에 맞게 교정합니다.
수행 불안이나 관계의 긴장이 크다면 성 상담이나 성 치료(sex therapy)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 진동 자극(penile vibratory stimulation), 전기 사정(electroejaculation), 정자 채취 같은 보조적 방법이 있습니다. 비뇨의학과나 난임 진료에서 상황에 맞게 상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물 치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지루증 자체를 적응증으로 공식 승인된 약은 없습니다. 일부 약이 시도되기는 하지만 효과의 근거 수준은 낮은 편이며,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능 해결책을 기대하기보다, 원인을 찾아 거기에 맞추는 접근이 일반적으로 더 현실적입니다.
진료 전에 정리해 가면 좋은 것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평생형인지 후천형인지)
혼자 할 때와 파트너와 할 때 차이가 있는지
약 복용이나 음주와 시점이 맞물리는지
발기, 성욕, 감각의 변화가 함께 있는지
이 정보를 정리해 가면 원인을 찾는 진료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정리하면
지루증은 흔하지 않지만 대부분 원인이 있고, 원인을 찾으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이든 술이든 호르몬이든, 짚이는 것이 있어도 혼자 판단해 약을 끊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섯 달 넘게 지속되거나 관계와 임신 계획에 영향을 준다면, 비뇨의학과 외래에서 평가받기를 권합니다.
사정이 갑자기 전혀 되지 않으면서 다리 저림, 감각 저하, 소변이나 대변 조절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빠르게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자료 — 비뇨의학 표준 교과서(Campbell-Walsh-Wein Urology), 국제성의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exual Medicine)와 미국비뇨의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의 성기능 장애 관련 권고,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의 사정 장애 진단 기준.
본 내용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걱정된다면 진료를 통해 평가받으시기 바랍니다.
0
0
/ 500
필담이 없어요. 첫 필담을 남겨보세요.
같은 분야의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