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근거 중심의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진료 현장에서는 시간 제약으로 충분히 설명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진료실에서 의문을 남기시고 이후 아하를 찾곤 하십니다. 이 공간에서는 질환의 원리와 실제 임상적 판단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아하 커뮤니티를 통해 환자와 깊이 소통할 수 있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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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쪽이 평소에는 괜찮은데 힘만 좀 쓰면 아파요
철봉에 매달릴 때처럼 팔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에서 체중이 실리며 통증이 심해진다면 회전근개 질환, 어깨충돌증후군, 또는 관절 주변 힘줄 손상 가능성을 우선 고려합니다. 반면 평행봉은 어깨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이 달라 통증이 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근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통증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증상이 반복된다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진찰을 받고, 필요하면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전까지는 철봉처럼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은 피하고,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어깨 가동범위 운동과 회전근개 강화운동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만약 일상생활에서도 통증이 심해지거나, 밤에 아프거나,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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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라논을 착용중인데요 7월에 제거
임플라논은 보통 3년 사용 후 제거 또는 교체가 권장됩니다. 제거 시기가 몇 개월 늦어진다고 해서 몸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드뭅니다.다만 3년이 지난 뒤에는 피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제거 전까지 콘돔 등 추가 피임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능한 시간 될 때 가급적 빠르게 산부인과에서 제거 또는 교체 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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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트레티노인 복용 다낭성인데 괜찮을까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다고 해서 이소트레티노인 복용이 금기인 것은 아닙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자체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으며, 여드름이 심한 경우에는 오히려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노시톨과 이소트레티노인 사이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약물 상호작용도 알려져 있지 않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능합니다.다만 가장 중요한 점은 임신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므로, 가임기 여성은 복용 전 임신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복용 중과 중단 후 일정 기간까지 반드시 확실한 피임이 필요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생리가 불규칙하더라도 배란과 임신은 충분히 가능하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처방한 피부과 전문의와 미리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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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상담
사정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끝까지 되지 않을 때 _ 지루증(지연사정, delayed ejaculation) 이야기
분명히 마음도 있고 발기도 잘 되는데, 사정만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길어져 두 사람 모두 지치거나, 끝내 사정에 이르지 못한 채 끝나기도 합니다.어딘가 고장 난 것은 아닐지 혼자 걱정하면서도, 막상 누구에게 꺼내기는 어려운 주제입니다. 이 글은 그 상황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언제는 지켜봐도 되고 언제는 진료가 필요한지를 차분히 정리합니다.여기서 다루는 지루증은 피부의 지루성 질환이 아니라, 사정이 지나치게 늦거나 일어나지 않는 성기능의 문제를 가리킵니다. 흔히 알려진 조루증(조기사정)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조루증은 앞서 작성한 잉크 글을 참고하여 주세요.)01. 왜 사정이 늦어지거나 안 될까사정은 의지로 직접 켜고 끄기 어려운 반사입니다. 크게 두 단계로 일어납니다.첫 단계는 방출(emission)입니다. 교감신경(sympathetic nerve)의 신호로 정액이 후부 요도(posterior urethra)에 모이고, 동시에 방광 입구가 닫혀 정액이 방광으로 거꾸로 흐르지 않게 합니다.두 번째 단계는 배출(expulsion)입니다. 골반바닥 근육이 몸신경(somatic nerve)의 지배를 받아 율동적으로 수축하면서 정액을 몸 밖으로 내보냅니다.이 과정은 척수(spinal cord)의 사정 중추에서 조율되고, 뇌가 흥분과 억제로 위에서 조절합니다.여기서 핵심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세로토닌(serotonin)은 사정을 억제하는 쪽으로, 도파민(dopamine)은 촉진하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높이는 일부 약은 사정을 늦추고, 같은 원리가 거꾸로 조루 치료에 쓰이기도 합니다.그렇기 때문에 신경 신호,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그리고 충분한 자극과 흥분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사정 반사가 늦어지거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상기 이미지는 chat gpt를 통하여 만들었으며, Hallucination을 배제하기 위해서 내용 검수를 진행하였습니다.)2. 먼저,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를 나눕니다“사정이 안 나온다”는 한 문장 안에는 서로 다른 상황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원인과 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진료에서는 이를 구분하는 일이 먼저입니다.가. 사정이 늦거나 안 되는 흔한 이유대부분의 경우 다음 가운데 하나 또는 여러 개가 겹쳐 있습니다.1) 약물가장 흔하고 놓치기 쉬운 원인: 일부 항우울제, 특히 세로토닌을 높이는 계열의 약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항정신병약, 마약성 진통제(opioid), 전립선비대증에 쓰는 알파차단제(alpha blocker)도 사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과음 역시 일시적으로 사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다만 약이 의심되더라도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2) 신경과 전신질환: 당뇨병(diabetes)이 오래되면 자율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으로 사정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척수 손상이나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같은 신경 질환, 그리고 골반 부위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사정에 관여하는 신경이 손상된 경우도 원인이 됩니다.3) 호르몬의 변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이 낮거나, 갑상선기능저하(hypothyroidism)가 있거나, 프로락틴(prolactin)이 높은 경우 사정과 성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4) 심리와 자극의 문제: 수행 불안, 관계의 긴장, 죄책감 같은 심리적 요인은 사정 반사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흔하지만 잘 언급되지 않는 원인으로, 혼자 할 때의 자극 방식이 파트너와의 자극과 크게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한 압력이나 속도, 자세에 익숙해지면 실제 성관계에서는 그 역치에 닿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사정이 잘 되는데 파트너와는 어려운 경우, 이런 요인이 관련된 때가 많습니다. (대게 젊은 사람에게 있어서 본 문제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곤 합니다.)5) 나이나이가 들면서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서서히 길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03. 내 경우는 어디에 해당할까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가.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장 먼저 할 일은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지루증은 흔하지 않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유가 있고 그 이유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1) 생활에서 점검할 점과음을 줄이고, 수면과 스트레스를 관리합니다.자위 습관을 점검합니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특정한 자극에 익숙해져 있다면, 자극 방식을 조금씩 다양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사정에는 충분한 자극과 흥분이 필요합니다. 조급함과 불안은 오히려 반사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2) 약과 호르몬, 그리고 마음항우울제 같은 약이 원인으로 의심되어도,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조정하기 전에는 스스로 끊지 않습니다. 용량 조절이나 다른 약으로의 변경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남성호르몬 저하, 갑상선 문제, 당뇨 같은 원인이 확인되면 그에 맞게 교정합니다.수행 불안이나 관계의 긴장이 크다면 성 상담이나 성 치료(sex therapy)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3)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진동 자극(penile vibratory stimulation), 전기 사정(electroejaculation), 정자 채취 같은 보조적 방법이 있습니다. 비뇨의학과나 난임 진료에서 상황에 맞게 상의할 수 있습니다.다만, 약물 치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현재 지루증 자체를 적응증으로 공식 승인된 약은 없습니다. 일부 약이 시도되기는 하지만 효과의 근거 수준은 낮은 편이며,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능 해결책을 기대하기보다, 원인을 찾아 거기에 맞추는 접근이 일반적으로 더 현실적입니다.진료 전에 정리해 가면 좋은 것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평생형인지 후천형인지)혼자 할 때와 파트너와 할 때 차이가 있는지약 복용이나 음주와 시점이 맞물리는지발기, 성욕, 감각의 변화가 함께 있는지이 정보를 정리해 가면 원인을 찾는 진료가 한결 수월해집니다.정리하면지루증은 흔하지 않지만 대부분 원인이 있고, 원인을 찾으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이든 술이든 호르몬이든, 짚이는 것이 있어도 혼자 판단해 약을 끊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여섯 달 넘게 지속되거나 관계와 임신 계획에 영향을 준다면, 비뇨의학과 외래에서 평가받기를 권합니다.사정이 갑자기 전혀 되지 않으면서 다리 저림, 감각 저하, 소변이나 대변 조절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빠르게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참고한 자료 — 비뇨의학 표준 교과서(Campbell-Walsh-Wein Urology), 국제성의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exual Medicine)와 미국비뇨의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의 성기능 장애 관련 권고,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의 사정 장애 진단 기준.본 내용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걱정된다면 진료를 통해 평가받으시기 바랍니다.
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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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상담
사정이 너무 빠른 것 같아 고민이신가요? 조루증, 단순히 '시간'보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들.
파트너와의 시간이 늘 너무 짧게 끝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혹시 내가 ‘조루’인 건 아닐까 검색해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누구에게 묻기도 민망해서 혼자 걱정만 키우기 쉬운 주제이지요. 하지만 조루증은 의외로 흔하고, 무엇보다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만으로 판단하는 문제가 아닙니다.왜 사정이 빨라지는 걸까요?사정은 단순한 ‘끝맺음’이 아니라, 신경과 근육이 정교하게 맞물려 일어나는 반사 과정입니다. 성적 자극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척수에 있는 사정 중추가 신호를 보내고, 정낭과 전립선, 골반 근육이 순차적으로 수축하면서 사정이 일어납니다.이 ‘일정 수준’, 즉 사정이 시작되는 문턱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입니다. 일반적으로 세로토닌 신호가 충분히 작동하면 사정은 늦춰지고, 그 작동이 약하면 문턱이 낮아져 사정이 빨리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래서 조루증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타고난 신경생물학적 특성, 음경의 감각 예민도, 그리고 불안 같은 심리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생물학과 심리가 얽힌 현상에 가깝습니다.조루증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의학적으로 조루증을 정의할 때는 보통 세 가지를 함께 봅니다. 삽입 후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은지, 사정을 거의 조절할 수 없다고 느끼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본인이나 파트너가 괴로움을 겪는지입니다. 이 중에서도 마지막, ‘괴로움의 동반 여부’가 진단의 무게중심입니다. 시간이 짧아도 두 사람 모두 불편함이 없다면 질환으로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원인과 양상에 따라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습니다.1. 평생형 (처음부터 늘 빨랐던 경우)성생활을 시작한 처음부터 거의 항상 사정이 매우 빨랐던 유형입니다. 세로토닌 조절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비교적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2. 획득형 (예전엔 괜찮았는데 어느 시점부터 빨라진 경우)이전에는 문제가 없다가 후천적으로 나타난 유형입니다. 이 경우는 ‘신호’일 수 있어 더 주의 깊게 봅니다.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이 동반되어 발기를 잃기 전에 서둘러 사정하게 되는 경우, 전립선의 염증, 갑상선 기능 항진, 또는 스트레스와 관계 문제 같은 변화가 배경에 있을 수 있습니다.3. 변이형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경우)어떤 날은 빠르고 어떤 날은 괜찮은, 자연스러운 변동의 범위에 있는 경우입니다. 이는 대부분 질환이라기보다 정상적인 변이로 봅니다.4. 주관형 (실제 시간은 정상이지만 본인이 빠르다고 느끼는 경우)측정해 보면 시간이 짧지 않은데도 스스로 빠르다고 느끼며 괴로워하는 유형입니다. 이때는 신체보다 불안이나 기대치, 잘못된 정보가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지금 내 상황은 어디에 가까울까?아래 구분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지켜봐도 될지, 진료가 필요할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조루증은 접근 방법이 꽤 다양하고, 대부분의 경우 한 가지보다 여러 방법을 함께 쓸 때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만 어떤 방법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듣는 ‘만능 해법’은 아니며,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생활 측면에서는 불안과 수행에 대한 압박을 줄이는 것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이번에도 빨리 끝나면 어쩌지’라는 긴장이 사정 문턱을 더 낮추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트너와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꼭 기억해 주세요국소 도포제는 파트너에게도 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사용 시점과 충분한 흡수, 필요 시 콘돔 사용 등 사용법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먹는 약은 다른 항우울제나 일부 약물과 함께 쓰면 상호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처방받은 약은 효과가 있다고 느껴지더라도 임의로 늘리거나, 증상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해 갑자기 중단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인터넷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약이나 시술을 구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정리하면조루증은 시간이 짧은지보다, 사정을 조절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괴로움이 있는지를 함께 보는 문제이며,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의학적 상태입니다. 지속적으로 빨라 일상과 관계에 영향을 준다면 비뇨의학과 상담을 권하며, 특히 예전과 달리 갑자기 빨라지면서 발기 변화나 배뇨 통증 같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국제성의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exual Medicine)의 조루증 정의 및 진료 권고, 유럽비뇨의학회(European Association of Urology) 성기능장애 가이드라인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과 치료는 진료를 통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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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상담
건강검진에서 “혈뇨”가 나왔다는데, 큰 병일까 걱정되시나요?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요잠혈 양성’ 또는 ‘현미경적 혈뇨’라는 글씨를 보고 마음이 철렁하셨을 수 있습니다. 몸은 멀쩡하고 소변 색도 평소와 똑같은데 결과지에만 빨간 표시가 떠 있으니 오히려 더 불안하셨을 겁니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싶어 밤늦게 검색하다 이 글을 보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먼저 말씀드리면, 혈뇨라는 결과 하나만으로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냥 넘겨도 되는 경우와 한 번은 확인이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1. 소변에 피가 섞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우리 몸의 소변길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 빠져나가는 하나의 통로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이 길 안으로 적혈구가 거의 새어 나오지 않습니다.혈뇨는 이 통로 어딘가에서 적혈구가 소변에 섞여 나오는 상태입니다. 신장의 미세한 여과막인 사구체가 손상되어 새기도 하고, 결석이나 염증이 점막에 상처를 내기도 하며, 드물게는 종양 표면의 약한 혈관에서 출혈이 생기기도 합니다.즉 혈뇨는 그 자체가 하나의 병이라기보다, “소변길 어딘가에서 출혈이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결과 자체보다 원인을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2. 육안 혈뇨와 현미경적 혈뇨는 다릅니다혈뇨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눈으로 봐도 소변이 붉거나 콜라색인 경우를 육안적 혈뇨라고 합니다. 반면 소변 색은 정상인데 검사에서만 적혈구가 확인되는 경우를 현미경적 혈뇨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배율 현미경 시야당 적혈구가 3개 이상 보일 때로 정의합니다.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혈뇨는 대부분 후자인 현미경적 혈뇨입니다.한 가지 덧붙이면, 검진에서 흔히 쓰는 소변 시험지의 ‘잠혈 양성’은 실제 적혈구가 아니라 근육 성분인 미오글로빈이나 혈색소만으로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험지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현미경으로 적혈구가 실제로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3. 흔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원인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위의 표와 같이 혈뇨로 외래에 내원하셨지만, 혈뇨가 아닌 경우도 있고, 혈뇨인 경우 적혈구의 모양을 현미경으로 확인하여 신장 사구체의 원인인지 혹은 비사구체의 원인인지 감별을 하게됩니다.)첫째, 일시적이거나 오염된 경우입니다. 격렬한 운동 직후, 심한 발열, 또는 여성에서 생리혈이 섞이면 일시적으로 혈뇨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시간이 지나거나 재검을 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둘째, 감염이나 결석입니다. 방광염, 신우신염 같은 요로감염이나 요로결석은 점막에 자극과 상처를 주어 혈뇨를 일으킵니다. 보통 배뇨통, 빈뇨, 옆구리 통증 같은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셋째, 전립선이나 방광의 양성 질환입니다. 중년 이후 남성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 혈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넷째, 신장 자체의 문제입니다. 사구체신염처럼 신장의 여과막에 염증이 생기면 혈뇨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변에 단백질이 함께 나오거나, 현미경으로 본 적혈구의 모양이 변형되어 있는 특징이 있어 신장내과적 평가가 필요합니다.(신장 사구체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현미경으로 볼 때, 적혈구의 모양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다섯째, 드물지만 종양입니다. 방광암이나 신장암 등에서 혈뇨가 첫 신호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통증 없이 눈에 보이는 피가 나오는 경우, 흡연력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4. 피가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가린다원인을 좁히는 첫 갈림길은 “출혈이 신장(사구체)에서 시작됐는가, 아니면 요관·방광 같은 비뇨기 경로에서 시작됐는가”입니다.변형된 적혈구, 적혈구 원주, 단백뇨가 함께 보이면 사구체 쪽 문제를 시사하므로 신장내과 평가로 향합니다. 그런 소견 없이 정상 모양의 적혈구만 보이면 비뇨기 경로의 원인을 찾는 평가로 향합니다. 이 분기는 아래 도식으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대학병원 신장내과에서 비뇨기의학과로 진료 의뢰를 드리던지 혹은 비뇨기의학과에서 신장내과 진료를 드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의 알고리즘과 같이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기타 혈액학적 문제에 대한 검사, 소변 세포검사, 신장 초음파, 신장 조직검사, 방광내시경, CT 검사 등 혈뇨의 원인 파악을 위해서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5.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장 궁금하신 부분일 겁니다. 비뇨기 경로의 출혈로 판단되면, 비뇨의학과에서는 나이, 성별, 흡연력, 적혈구 수, 동반 증상을 따져 위험도를 나눕니다. 위험도에 따라 검사의 강도가 달라집니다. 아래는 미국비뇨의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기준이며,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1. 지켜보거나 재검으로 충분할 수 있는 경우(저위험)입니다. 40세 미만 남성, 50세 미만 여성으로 비흡연 또는 10갑년 미만이고, 단일 검사에서 적혈구가 고배율 시야당 3개에서 10개이며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격렬한 운동이나 발열 직후 한 번 나온 경우, 생리 기간과 겹쳐 검사한 경우도 비슷합니다. 일반적으로 며칠에서 몇 주 뒤 컨디션이 회복된 상태에서 소변을 재검하고, 사라지면 일시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2. 외래 진료가 권장되는 경우(중간위험)입니다. 40세에서 59세 남성 또는 50세에서 59세 여성, 10갑년에서 30갑년의 흡연력, 적혈구 11개에서 25개, 또는 재검에서도 혈뇨가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일반적으로 방광 내시경과 신장 초음파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3. 비교적 적극적인 평가가 필요한 경우(고위험)입니다. 60세 이상, 30갑년을 넘는 흡연력, 적혈구 25개 초과, 또는 과거 육안적 혈뇨 병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통증 없이 눈에 보이는 붉은 소변이나 핏덩이가 나오는 경우, 체중 감소나 식욕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도 지체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때는 방광 내시경과 함께 컴퓨터단층촬영 요로조영술 같은 상부 요로 영상검사가 권장됩니다참고로 최근 변화도 있습니다. 2025년 개정에서는 60세 미만 여성은 위험인자가 없으면 저위험으로, 60세 이상 여성은 다른 고위험 인자가 없는 한 중간위험으로 분류하여, 나이만으로 여성을 고위험으로 두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위험도는 한 가지 수치가 아니라 여러 요소를 함께 보고 판단한다는 의미입니다.6. 진료 전, 그리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검사 전날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여성은 가능하면 생리 기간을 피해 검사받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혈뇨가 보인 시점의 상황, 즉 통증 여부, 소변 색깔, 핏덩이 유무 등을 기록해 두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약과 관련해서는 한 가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처럼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분은 혈뇨가 더 잘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약 때문이라고 스스로 단정하고 임의로 약을 끊지는 마십시오. 이런 약은 심장이나 뇌혈관을 보호하기 위해 복용 중인 경우가 많아, 갑자기 중단하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드시 처방한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또한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혈뇨의 원인이 설명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약을 드시는 분에게도 결석이나 종양 같은 다른 원인이 함께 있을 수 있어, 일반적으로 동일한 평가가 필요합니다.7. 글을 정리하며건강검진에서 나온 혈뇨는 일시적이거나 심각하지 않은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모든 혈뇨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 번 확인해 원인을 가려두는 것이 막연한 불안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특히 통증 없이 눈에 보이는 혈뇨, 흡연력이 있는 중년 이상, 재검에서도 지속되는 혈뇨라면 미루지 말고 비뇨의학과나 신장내과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참고: 미국비뇨의학회·여성골반의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Society of Urodynamics, Female Pelvic Medicine and Urogenital Reconstruction) 미세혈뇨 가이드라인(2020년, 2025년 개정), Campbell-Walsh-Wein 비뇨기과학, Harrison 내과학의 혈뇨 평가 접근.
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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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솔 의사
응급의학과/피부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