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를 할 때 우리 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안녕하세요. 아하 기타 의료상담 분야에서 활동 중인 의사 김나영이라고 합니다.
지난 잉크에서는 전신마취를 할 때 왜 전날 금식을 유지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우리 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아시나요? 전신마취 하에 수술을 받게 되면 다 깊이 잠들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실텐데요. 제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신마취의 3요소
마취는 크게 세 가지 요소을 가집니다.
의식 소실 : 환자가 수술 중 의식을 잃고 잠들어 수술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증 차단 : 자고 있더라도 통증에 의해 여러 가지 신체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을 제거하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근육 이완 : 수술 부위 원활한 접근과 시야 확보, 그리고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 근육 긴장도를 줄여 움직이지 못하도록 합니다.
여기에 4. 반사 소실 을 붙여서 네 가지 요소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마취제나 흡입 가스같은 의식 소실을 위한 약제와, 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취과 의사는 이런 약물을 적절한 시기에 적정 용량을 투여해 수술을 최적의 상태에서 진행 가능하도록 합니다.
전신마취 중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
수술을 받으러 수술방에 들어가면 우선 혈압, 심전도, 산소포화도 모니터를 몸에 부착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의식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나, 근이완 정도 확인을 위한 모니터도 부착할 수 있습니다.
먼저 마취제를 투여하면 환자는 빠르게 의식을 잃습니다. 이는 환자가 수술 중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잠에 든 것이 확인되면 근이완제를 투여하여 환자가 수술 중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죠. 그런데 이 근이완제는 호흡에 쓰이는 근육까지 마비시키기 때문에 수술 중에는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계로 호흡을 시켜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기관삽관입니다.
수술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마취 전 의사가 "흔들리는 치아는 없느냐"고 물어보는 것을 들으셨을 수도 있는데요. 이는 기관삽관 중 치아 손상 가능성이 있어서 여쭤보는 것입니다.
기관삽관의 모식도입니다. 후두경으로 혀를 들어서 성대가 보이게 한 후, 성대를 통해 호흡기와 연결될 관을 집어넣는 술기입니다. 후두경을 사용하여 혀를 올릴 때 위쪽에 있는 앞니에 부딪혀 손상 가능성이 있고, 또 나중에 깨어날 때 환자가 튜브를 깨물어서 치아손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마취 전에는 흔들리는 치아가 있지 않은지 확인을 하게 됩니다.
이후 수술 중 통증 신호를 차단하기 위해 정맥용 진통제를 주입하고, 수술 중에는 항상 마취과 의사가 환자의 혈압, 맥박, 체온, 호흡을 감시하게 됩니다. 수술 중 환자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것과 더불어 집도의가 수술하기에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마취과 의사가 하는 업무입니다.
전신마취의 안전성
현대 의학에서 전신마취는 매우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 당일 마취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술 전 준비 단계에서 환자의 건강 상태, 나이, 기저질환, 복용 약 등을 철저히 평가하고 적절한 마취 계획을 수립합니다. 또 수술 중 모니터링 장비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이상 징후를 즉각 관리합니다. 수술이 끝난 이후 깨어나는 과정은 마취제가 체내에서 분해되고 배출되며 이루어집니다. 근이완제를 역전하는 약물을 투여하여 환자가 혼자 힘으로 숨을 쉴 수 있게 근력을 되돌리기도 합니다. 환자는 깨어난 직후 약간 혼란이나 졸림을 느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의식이 또렷해집니다.
오늘은 전신마취를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마취과 의사가 환자와 자주 대면하는 의사는 아니지만, 뒤에서 환자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 항상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전신마취를 받게 된다면, 마취과 의사 선생님에게 눈인사를 보내주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잉크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