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소시 법적 구제수단에 관하여
1. 핵심 요약
성범죄 사건의 대응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수사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또는 부인하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며, 혐의를 부인할 경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최근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며 피해자 진술을 쉽게 배척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진술의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 증거와 명백히 배치될 경우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특히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 요건이 완화된 대법원 판례(대법원-2018도13877)를 유념하여야 합니다.
2. 초기 수사 단계 대응 방안
수사 초기 단계는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변호인 선임 및 조력권 보장: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변호인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단계에서 구속영장청구서, 고소장, 피의자신문조서 등 핵심 서류를 열람할 권리가 보장되므로, 이를 통해 혐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방어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헌법재판소-결정례-2000헌마474, 헌법재판소-결정례-2011헌마360).
경찰 조사 시 진술: 첫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하여 진술의 방향을 정하고, 조사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섣불리 진술하기보다 변호인과 상의하여 신중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한번 한 진술은 번복하기 매우 어렵고, 진술의 일관성은 신빙성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대구고등법원-2018노301).
3. 혐의 인정 여부에 따른 대응 전략
가.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
범죄 사실 자체를 인정한다면, 양형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진심 어린 사과 및 합의: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대구고등법원-2017노222, 부산지방법원-2021노3581). 합의 시에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여 2차 가해의 오해를 피하고, 합의서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형자료 제출: 반성문, 탄원서, 재범 방지 노력(성범죄 예방 교육 이수 등) 등 유리한 양형자료를 적극적으로 재판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나.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검사의 입증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탄핵: 성범죄는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진술의 비합리성, 비일관성, 모순점, 허위 진술 동기 등을 지적하여 신빙성을 다투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술의 불일치 및 모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법정 진술이 핵심적인 부분에서 다르거나, 객관적인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는 경우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될 수 있습니다(광주고등법원전주-2023노18, 헌법재판소-결정례-2010헌마642).
객관적 증거와의 배치: CCTV 영상, 카카오톡 대화, 문자 메시지, 제3자의 증언 등 객관적인 자료가 피해자의 진술과 모순될 경우, 무죄 판단의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2024고단744, 대구지방법원포항지원-2024고합50). 사건 직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동, 제3자와의 대화 내용 등은 당시 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대구지방법원포항지원-2024고합50).
범죄구성요건의 불성립 주장: 피고인의 행위가 법률상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폭행·협박의 부존재: 강간죄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필요합니다(주석서-노태악 편집대표 ≪주석 형법 각칙≫). 강제추행죄는 그보다 완화되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지만(대법원-2018도13877), 이마저도 없었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고의의 부존재: 자신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없었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므로(창원지방법원-2018노1726), 고의를 부인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와 같이 '성적 욕망'이 별도 구성요건인 경우, 분노 표출 등 다른 목적이었음을 입증하여 무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2022고정1221).
객관적 증거의 적극적 확보: 자신에게 유리한 CCTV, 메시지 내역, 통화 녹음, 알리바이 입증 자료 등을 신속히 확보하여 제출해야 합니다(실무서-박근우 ≪수사실무사례≫).
4. 주요 쟁점별 법원 판단 경향
피해자다움의 부재: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바탕으로, 피해자가 범행 직후 즉시 항의하지 않거나, 가해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등 소위 ‘피해자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하지 않습니다(수원지방법원여주지원-2021고합63, 서울고등법원-2020노1484, 서울동부지방법원-2014고단3513).
기습추행: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기습추행의 경우,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 없이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만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인천지방법원-2022고단2281).
합의 하의 관계 주장: 연인 관계였거나, 과거 성관계에 동의한 사실이 있더라도, 특정 시점의 성관계나 신체 접촉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강간죄나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2022고단2281, 수원지방법원여주지원-2021고합63).
5. 실무상 체크포인트
변호인 선임: 사건 초기, 경찰 첫 조사 이전에 성범죄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여 모든 절차에 조력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증거 확보: 자신에게 유리한 객관적 증거(CCTV, 통화녹음, 문자, 목격자 등)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으므로 즉시 확보해야 합니다.
일관된 진술: 수사부터 재판까지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신빙성 확보에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자와의 직접 접촉 금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것은 증거인멸이나 2차 가해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소통은 변호인을 통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맞는 최적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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