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한 장애인 접근권 침해 소송
1. 대법원은 바닥면적 합계가 300㎡ 이상인 소규모 소매점에 대하여만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부과한 구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2. 4. 27. 대통령령 제32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별표 1] 제2호 가목의 (1)을 그 시행일부터 24년 넘게 개정하지 않은 피고의 위법한 행정입법 부작위로 인해 접근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아래와 같은 전원 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여 원심 판결 중 장애인인 원고들의 국가배상 청구 부분을 파기, 자판하고 그들에게 각 1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하였는데, 오늘은 그 판결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2다 289051 차별 구제 청구 등 전원 합의체 판결).
2. 사실관계와 관련하여, 이 사건 쟁점 규정은 95%가 넘는 소규모 소매점에 대하여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할 편의 시설의 설치 의무를 면제하고 있었는데, 원고 1, 2는 지체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사용하고, 원고 3은 유아의 어머니로서 유아차를 빈번하게 사용하였던바, 원고들은 ‘피고(대한민국)이 장애인 등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형태로 대통령령을 제정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피고가 그 의무를 위반하여 대부분의 소규모 소매점에 대하여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면제한 결과 자신들의 접근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배상을 청구하였고, 원고 1, 2는 ‘피고가 국가의 장애인 차별 방지 및 시정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하였던 것입니다.
3. 소송의 진행 과정과 관련하여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쟁점 규정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고, 장애인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여 무효이나,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제2심 법원도 이 사건 쟁점 규정에 대한 피고의 행정입법의무 불이행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4.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쟁점 규정 시행 후 24년 넘게 이를 개정하지 않은 피고의 행정입법 부작위가 위법한지 및 이 사건 쟁점 규정에 대한 피고의 행정입법 부작위가 위법할 경우 피고가 장애인인 원고들에게 국가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가 쟁점이었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 쟁점 규정이 처음 시행되었던 1998. 4. 11.부터 10년이 지난 2008. 4. 11. 국회가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여 그 법률이 시행되었는데, 최소한 그 무렵에는 장애인의 소규모 소매점에 대한 이용·접근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행정청으로서는 이 사건 쟁점 규정에 대한 개선 입법의무를 부담하고, 그런데도 피고는 그로부터 14년이 넘도록 이 사건 쟁점 규정에 대한 행정입법의무를 불이행한 부작위로 인해 장애인 등 편의 증진 법과 장애인 차별 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내용이 장기간 실현되지 못하였고, 그 불이행의 정도가 매우 커 법률이 보장하고자 한 지체장애인의 접근권이 유명무실해졌으므로, 피고의 부작위는 위법하다는 판시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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