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움인베스트 [부동산 시리즈] 공공기관 사내대출 특혜, 국민 대출만 조이는 이중잣대 실태

이준기 경제전문가 프로필 사진

이준기 경제전문가


안녕하세요

금융 계획을 세우고 자산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세움인베스트입니다.

​

요즘 DSR 규제와 부동산 정책 때문에 대출 한도가 깎여서 속상하셨던 분들,

이 글을 보면 더 답답해지실 수 있습니다.

​

국민에게는 갖가지 규제를 동원해 대출 문턱을 높여온 정부가,

정작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에게는 정부 스스로 정한 지침조차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 사내대출' 특혜를 눈감아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은행,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부동산원.

이 네 곳이 정부 지침보다 훨씬 낮은 금리, 훨씬 높은 한도로 사내대출을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오늘은 어떤 기관이, 얼마나, 어떻게 특혜를 누려왔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정부가 정한 '공공기관 사내대출' 지침부터 확인해볼까요?

2021년 7월 기획재정부가 개정한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은 공공기관 직원 주택자금 대출에 분명한 선을 그어뒀습니다.

​

· 1인당 한도: 7000만원 이내

· 금리: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가계자금대출금리 이상

· 대상 주택: 무주택자, 전용면적 85㎡ 이하

​

[한도 7000만원] + [시중 수준 금리] = [정부가 정한 공정선]이라는 공식인 셈입니다.

​

그런데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30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HUG·한국부동산원·LH 세 곳이 이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국토부 산하는 아니지만 한국은행도 DSR 규제 밖에서 사내대출을 크게 늘려온 정황이 함께 확인됐습니다.

​

HUG(주택도시보증공사) 2억원 한도에 금리는 절반 수준

HUG는 직원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최대 2억원까지 열어뒀습니다.

정부 지침(7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이나 많은 금액입니다. 임차자금도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지원됩니다.

​

적용 금리는 연 2.5% 수준입니다.

정부 지침상 적용해야 할 금리는 이번 분기 기준 연 4.39% 이상인데,

HUG는 자체 '자금운용 수익률 연동 방식'을 적용해 훨씬 낮은 금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상환 기간도 최대 20년으로 여유롭습니다.

​

올해만 13명이 총 19억원을 실행받았습니다.

1인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1억4000만원이 넘는 자금을,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 연 2.5% 조건으로 빌린 셈입니다.

​

더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HUG 2023년도 경영실적 평가 조치계획 및 시정조치 결과'에는

윤리경영 부문 첫 번째 시정 요구 사항으로 "사내대출 신속한 개선 노력 필요"가 이미 적혀 있었습니다.

3년 전 경영평가에서부터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적한 문제라는 뜻입니다.

​

그런데도 2024년까지 최대 2억원·연 2.5% 조건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HUG가 노조와 어떤 협의를 했는지, 개선안을 마련했는지는 공시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언론이 후속 조치 여부를 질의했지만 HUG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

한국은행 DSR 규제 밖에서 몸집을 키운 368억원

한국은행의 사내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368억3000만원입니다.

2020년(189억6000만원) 대비 178억7000만원, 무려 94.3%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용 인원도 2020년 1024명에서 올해 7월 말 1302명으로 27%가량 증가했습니다.

​

이 중 생활안정자금(금리 연 2.6%)이 2020년 141억원에서 308억6000만원으로 118.9% 급증하며

전체 증가액의 93.8%를 차지했습니다.

​

주택자금대출(구입·임차)도 늘었습니다.

주택 구입자금은 직원 123명이 48억2000만원을 이용 중이고, 적용 금리는 연 3.7%(7월 말 기준)입니다.

임차자금 이용 인원은 28명으로 확인됩니다.

​

더 큰 문제는 '한도'가 아니라 '사각지대'입니다.

한은 사내대출은 DSR 규제 대상이 아니고, 관련 정보가 개인신용평가회사에 공유되지도 않습니다.

​

직원이 사내대출을 받은 뒤 은행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아도,

기존 사내대출 원리금이 상환능력 심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한은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부채·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재누적 가능성을 스스로 경고했습니다.

정작 자기 조직의 사내대출은 늘려온 셈입니다.

​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 의원은 이를 두고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했던 한국은행이 DSR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망 밖에 있는 내부 대출을 늘려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정부 기준의 '2배'까지 가능한 구조

LH는 올해 상반기에만 직원 93명에게 정부 지침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70억원대 대출을 내줬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으로 보면 규모는 더 커집니다.

828억9689만원(1029건)이 사내 주택자금 대출로 나갔고,

이 중 주택구입자금이 384억7957만원(505건), 임차자금이 444억1732만원(524건)입니다.

​

임차자금 기본 지원 한도는 수도권·광역시·LH 본사 소재지(경남 진주시) 등은 9000만원, 그 외 지역은 8000만원입니다.

여기에 20세 이하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추가로 얹어줍니다.

다 더하면 수도권 기준 최대 1억40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

정부 지침상 한도(7000만원)의 정확히 2배입니다.

​

금리는 LH의 가중평균 차입이자율에 따른 연 3.28%입니다.

정부 지침이 요구하는 기준금리(한국은행 공표 은행가계자금대출금리, 3분기 기준 연 4.46%)보다 낮습니다.

주택구입자금 역시 정부가 요구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 대신,

LH는 보증보험과 근저당권 설정 중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습니다.

​

LH는 국회 국토교통위 김미애 의원실 질의에

"대출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은 노동조합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전국 순환근무가 필요한 사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 지침의 현실적 기준 개선을 건의드린다"고 답했습니다.

​

김 의원은 "국민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주택정책 집행기관인 LH가

정부 기준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운영하고 기준 완화까지 요구하는 것이 공정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

한국부동산원 금리 2.2%, 상환 최대 15년

한국부동산원은 직원 주택자금 대출 한도가 최대 1억4000만원, 금리는 연 2.2%입니다.

상환 기간은 최대 15년까지 가능합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명이 20억1000만원을 대출받았습니다.

​

역시 정부 지침(한도 7000만원, 금리 연 4.39% 이상)과는 거리가 있는 조건입니다.

​

"막아 놓을 것 다 막아놓고" 국민이 느끼는 온도차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30곳 전수조사 결과,

HUG·한국부동산원·LH가 지침을 어기며 사내대출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세 기관이 내놓은 해명은 비슷합니다.

"사내 대출 규정 개정은 노조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지침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지침을 어기면 경영평가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지만,

사내대출 관련 배점이 미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천 연수구에 사는 한 시민은 이 소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막아 놓을 것 다 막아 놓고 이렇게 자기들끼리는 대출을 주고 한다는 게 좀 불공정한 것 아닌가."

​

국회 국토교통위 강대식 의원도 "정작 공공기관 내부에는 정부 기준보다도 유리한 주택 대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하고 즉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다만 짚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이 대출들이 '불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

노조 동의라는 절차적 요건이 실제로 존재하고, 기관들도 이를 근거로 지침 미반영 사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절차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사실이, 국민이 체감하는 불공정함의 핵심입니다.

​

국민의 대출은 왜 이렇게 엄격할까요?

같은 시기, 일반 국민은 DSR 규제 안에서 소득과 상환능력을 촘촘히 심사받고 있습니다.

한도가 나오지 않아 계획을 접거나, 조건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쪼개고 미루는 분들을 상담 현장에서 자주 만납니다.

​

'대출 심사'라는 저울은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작동해야 신뢰를 얻습니다.

공공기관 사내대출 특혜 논란이 계속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국민에게 적용되는 잣대와 내부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잣대가 다르다면,

그 저울 자체를 믿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

지금처럼 DSR·대출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시기일수록,

본인의 상환능력과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정확히 진단받고 움직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규제가 촘촘해진 만큼 혼자 판단하기보다

현재 조건에서 가능한 대출 전략을 미리 세움인베스트와 점검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

​

대출은 결국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형평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좌우하는 결정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쉬운 특혜가 되어서는 안 되니까요.

​

가계와 자산을 지키는 합리적인 대출 전략,

세움인베스트가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이상

다음에도 유익한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댓글

0

이준기 경제전문가

세움인베스트

이준기 경제전문가
유저

0

/ 500

댓글 아이콘

필담이 없어요. 첫 필담을 남겨보세요.

같은 분야의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