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진안에 있는 마이산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안녕하세요. 이진광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사람에게 들켜 하늘로 오르지 못한 부부신, 마이산겨울은 지나갔다. 하지만 찬바람은 밀려온다. 봄인지 겨울인지 잠시 헷갈리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지만 계절이 헷갈린다는 것은 봄이 왔다는 명백한 증거다. 진짜 겨울에는 혼란스러울 틈도 없이 찬바람만 불어 닥치니까.아직은 뚜렷하지 않은 봄을 안고 진안 마이산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부부봉. 과거 선조 때부터 마이산을 향해 놓인 말은 유독 다양했다. 우리는 그 말을 일컬어 ‘설화’라고 부른다. 마이산을 둘러싼 가장 유명한 설화는 ‘부부신(夫婦神)’ 설화다.먼 옛날, 하늘에서 부부신이 내려와 자식을 낳고 살았는데 다시 하늘로 등천할 때가 됐을 때 언제 하늘로 올라갈 것인가 부부신은 고민했다고 한다. 등천하는 모습을 사람이 보면 안 되기 때문에 가장 적당한 시간대를 놓고 계속 고민한 부부. 남편 신은 한밤중에 올라갈 것을 권했지만 아내 신은 밤은 너무 무섭다며 새벽에 떠나자고 했단다. 결국 아내를 이길 남편은 없으니, 새벽 시간에 사람들 눈을 피해 하늘로 오르기로 마음먹은 두 부부는 적당한 날에 자식을 데리고 등천을 시작했다. 헌데 그 꼭두새벽에도 부지런한 아낙은 꼭 있게 마련이니, 이들 부부신의 등천은 우물에 물을 길러 나온 한 여인의 눈에 들키고 말았다. 결국 아내 때문에 하늘로 오르지 못했다며 화가 난 남편 신은 두 자식을 품에 안은 채 아내를 타박했고, 이에 아내는 속상한 마음을 참지 못해 등을 돌리고 앉았는데 그대로 하늘로 오르지 못한 부부신이 부부봉을 이뤘다는 게 전설의 요지다.누가 만든 설화인지는 모르지만 참 그럴싸하다. 그 이야기를 모른 채 부부봉을 보는 것과 이야기를 알고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부부신이 사람이 사는 땅에서 눌러 앉아야 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마치 이들 부부신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1억 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부부봉을 보러 진안에 들른다. 부부신은 이제 얼추 1억 년을 이 땅에서 살았으니 이제 사람들과 좀 친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