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이 자국을 남기는 게 아닙니다. 자석은 케이스를 뒷판에 세게 눌러 주는 힘만 담당하고, 눈에 보이는 자국은 케이스 안쪽 면이 유리에 밀착되면서 생기는 유분과 미세 먼지 얼룩이에요. 손으로 닦으니 사라지더라는 말씀이 이 해석의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그래서 재질에 따라 다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리냐 아니냐보다 표면 마감이 관건이에요. 울트라 계열 뒷판은 세대에 따라 무광 처리가 들어가는데, 무광은 표면에 아주 미세한 요철을 만들어 지문을 덜 보이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 골 사이에 유분이 들어가면 빛 반사가 달라져서 얼룩이 오히려 또렷하게 보입니다.
반대로 매끈한 유광 면은 유분이 얇게 퍼져서 눈에 잘 안 띕니다. 같은 케이스에 같은 조건인데 한쪽만 자국이 보이는 상황이 이걸로 설명돼요. 자국이 덜 생기는 게 아니라 덜 보이는 쪽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새 기기의 뒷판에는 기름을 밀어내는 코팅이 얇게 올라가 있는데, 이 코팅은 쓸수록 닳아요. 오래 쓰신 쪽에서 자국이 더 잘 남는 건 그 때문입니다. 결국 순수한 재질 차이만이 아니라 사용 기간도 같이 작용합니다.
그래서 새로 쓰시는 쪽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자국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코팅이 닳고 케이스 안쪽에 유분이 쌓이면 조건이 같아지니까요. 다만 마감이 다르면 눈에 띄는 정도는 계속 다를 겁니다.
정작 신경 쓰셔야 할 건 지워지는 얼룩이 아니라 안 지워지는 흠집입니다. 자석이 케이스를 뒷판에 강하게 눌러 붙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모래나 굵은 먼지 한 알이 끼면 미세한 흠집이 원을 그리며 남습니다. 이건 닦아도 없어지지 않아요. 실제로 뒷판을 상하게 하는 건 대부분 이쪽입니다.
그래서 관리 포인트는 뒷판이 아니라 케이스 안쪽이에요. 케이스를 뺄 때마다 안쪽을 마른 극세사로 한 번 훑어 주시고, 땀이 많은 계절이나 야외 활동 뒤에는 더 자주 닦아 주세요. 안쪽에 부드러운 천이 덧대진 케이스가 유리에는 더 유리합니다.
참고로 자석 자체는 뒷판 유리나 화면, 카메라에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조심하실 건 마그네틱 띠가 있는 카드와 기계식 시계 정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