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마을버스가 급경사 노선에 잘 안 들어가는 건 힘이 약해서라기보다 '무게와 주행거리' 때문입니다.
1) 등판력 자체는 오히려 전기버스가 유리합니다. 전기모터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가 나와서, 언덕 오르기는 디젤·CNG보다 잘합니다.
2) 문제는 배터리 무게입니다. 대형 배터리를 바닥에 깔기 때문에 같은 크기 버스라도 공차 중량이 몇 톤 더 무겁습니다. 그래서 좁고 급한 골목길 노선에서는 하중 제한이 있는 노후 도로나 소형 교량, 지하 구조물 위를 지나가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3) 주행거리 감소도 큽니다. 언덕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면 전비가 급격히 떨어져서, 평지 노선이면 하루를 버틸 배터리가 산동네 노선에서는 중간 충전 없이 못 버팁니다. 마을버스는 회차지에 충전기를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결정적입니다.
4) 차체 구조도 이유입니다. 국내 전기버스 상당수는 저상 모델이라 최저지상고가 낮고 오버행이 길어서, 경사 급변 구간(언덕 초입, 과속방지턱 밀집 구간)에서 차체 바닥이 긁힐 위험이 있습니다. 산동네 마을버스에 작고 지상고 높은 소형 차량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5) 겨울철에는 히터가 배터리 전력을 크게 먹어서 주행거리가 20~30%까지 줄어드는 것도 운행 계획에 부담이 됩니다.
정리하면 전기버스는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거운 차체와 경사로에서의 전력 소모, 저상 구조 때문에 급경사 마을버스 노선에 배차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노선에는 여전히 소형 디젤·CNG 차량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