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튀김 요리 후 남은 폐식용유에 수산화나트륨을 넣으면 비누가 되는 현상은 에스테르 결합이 분해되며 일어나는 비누화 반응입니다. 식용유의 주성분인 유지는 하나의 글리세롤 뼈대에 세 개의 지방산 사슬이 에스테르 결합으로 묶여 있는 구조를 가집니다. 여기에 강염기성 물질인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섞어주면 수산화 이온이 지방 분자의 연결고리를 공격하면서 화학 반응이 시작됩니다.
염기의 공격을 받은 에스테르 결합이 끊어지면서 단단하게 묶여 있던 지방산 사슬들이 글리세롤 뼈대로부터 분리됩니다. 분리된 글리세롤은 수산화 이온과 만나 천연 보습 성분인 글리세롤 분자로 독립해 나갑니다. 한편 뼈대에서 떨어져 나온 지방산 사슬의 끝부분은 음전하를 띠게 되는데, 이 부위가 수용액 속에 녹아 있던 양전하의 나트륨 이온과 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산 나트륨염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비누입니다. 비누 분자는 긴 탄소 사슬로 이루어져 기름과 잘 섞이는 친유성 부분과, 나트륨 이온이 붙어 있어 물과 잘 섞이는 친수성 부분을 한 몸에 모두 가지게 됩니다. 결국 폐식용유의 비누화 반응은 강염기를 이용해 유지 분자를 글리세롤과 지방산 염으로 분해하여, 물과 기름을 모두 끌어당길 수 있는 계면활성제 성분을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