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지부지'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를 알고 싶은데요?
일을 분명히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어가거나 넘기는 모양을 흐지부지 넘어간다라고 표현하는데요. 이 흐지부지라는 단어는 한자어인가요? 아니면 순수 우리말인가요? 또 어떤 말에서 유래한 건가요?
안녕하세요. 김종호 인문·예술 전문가입니다.
흐지부지는 부사이며
어원은 흐지 + 부지 < 휘지비지>
(한자 諱之祕之) 입니다.
뜻은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어가는 모양.
동사로써는 흐지부지되다, 흐지부지하다형용사는 흐지부지하다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천지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흐지부지 >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흐리멍텅하다 넘어가거나 넘기는 모양을 뜻합니다.
즉, 일이 처음에는 그럴 듯 하게 시작되었는데 그 결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 쓰이는 말 입니다,
조선총독부 에서는 1920년 간행한 조선어사전에는 흐지부지란 어형은 올림픽에 올라 있지 않고 대신 휘지비지란 한자어가 실려 있습니다.
그뜻은 기탄하여 비밀히 하는 것 즉,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입니다.
결국 흐지부지는 휘지비지란 한자어가 그 어원인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총독부는 사전에서 처음 이러한 기술을 한 후에 다른 사전에서 이것을 참고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주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광수의 〈흙〉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럼. 결말을 내야지. 흐지부지하고 가실 듯싶소?"
그리고 심훈의 〈상록수〉에는 "조기회조차 지도자를 잃고, 흐지부지 해산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 '흐지부지'는 단어의 구조로 보아 '흐지'와 '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이 낱말은 조선어학회에서 간행한 〈우리말 큰사전〉(1957)에 처음으로 보인다. '흐지부지'에 '끝을 마무르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기어 버리는 꼴'이란 풀이가 있는데, 그 풀이 뒤에 괄호를 열고 '시지부지'와 '히지부지'를 첨가해 보이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흐지부지'와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어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시지부지'와 '히지부지' 올림말을 다시 찾아보면 모두 '흐지부지'로 풀이되어 있어서 명쾌하게 그 뜻을 알기 어렵다. 그 이후에는 '흐지부지'가 올림말에서 빠진 사전은 없다. 그렇다면 '흐지부지'의 이전 형태는 무엇이었을까?
조선총독부에서 1920년에 간행한 『조선어사전』에는 '흐지부지'란 어형은 올림말에 올라 있지 않고, 대신 '휘지비지(諱之秘之)'란 한자어가 실려 있다. 그 뜻은 '기탄(忌憚)하여 비밀히 하는 것' 즉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줄여서 '휘비(諱秘)'라고 한다는 설명도 있다.
이어서 문세영의 『조선말사전』(1938년)에도 이 '휘지비지(諱之秘之)'가 실려 있고, ① 결과가 분명히 나타나지 아니하는 것 ②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이란 풀이가 있는데, '흐지부지'는 여전히 등재되어 있지 않다. 조선어학회의 큰사전에도 이 '휘지비지(諱之秘之)'는 올림말로 실려 있는데, '남을 꺼려서 몰래 얼버무려 넘김'이란 풀이가 있다. 그리고 준말이 '휘비(諱秘)'라고 되어 있고, '휘비(諱秘)'는 '휘지비지'의 준말로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심훈의 〈상록수〉에는 "동화가 미친 사람처럼 날뛰는 바람에, 윳노리판은 히지부지 흩어지고"라는 구절이 있다.
결국 '흐지부지'는 '휘지비지'란 한자어가 그 어원인 것으로 보인다. 한자어 '휘지비지(諱之秘之)'가 한자의 의미를 상실하여 '히지부지'가 되고, 이것이 음운 변화를 하여 오늘의 '흐지부지'로 변한 것이다. 어떤 일이 처음에는 그럴듯하게 시작되었는데, 끝에 가서 그 결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 우리는 그 일이 '흐지부지 되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