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료파업 대해 궁금한게 있는데요
의사협회에 들어가보니 의사수는 부족하지 않고 필수의료를 할 의사가 부족한게 문제다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어요 필수의료를 안하는 이유는 적정 보상을 못받고 사법 리스크만 높아서 그렇다고 하던데요 필수의료는 원가 이하로 의료비가 책정되어 있다고 해서 이걸 올려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던데 인터넷을 보다보니 의료 원가의 40% 정도가 인건비라고 해요 인건비는 원가와 별도인줄 알았는데 이것 때문에 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면 의료비를 더 달라고 할게 아니라 인건비를 내리고 원가를 내리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하면서 뉴스나 방송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서다 건강보험이 인상되고 국민들 부담이 늘어날거다 이런식으로 경쟁심해지고 돈 못버는것 때문에 반대하는게 아니고 슈바이처 처럼 환자와 국민을 위해서라고 그러는데 의사가 늘어난다고 환자가 늘어나는게 아닌데 아무리 생각을해도 건강보험이 의사 증가로 더 늘어날거라는게 이해가 안되요 의료시장이 자유시장경제가 아니어서 가격경쟁이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접했는데 경쟁력은 가격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보통 보더라도 사업자는 가격 경쟁력은 제일 건드리기 싫을거고 품질을 올리거나 유통 같은건 배송을 빠르게 한다거나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그래서 의료는 가격이 묶여있는 시장이라 경쟁이 안 된다는건 아닌거 같아요 저도 병원을 갈때 친절하고 가까운지를 보는데 다른 사람들도 보면 실력이 있는지 고려하는거 같고 이것만 보더라도 경쟁이 없는 시장이 아닌거 같은데요

안녕하세요. 남희성 의사입니다.
원가 이하로 의료비가 책정되어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걸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의사인 내 인건비는 넣지 않고 계산을 하고 남는돈이 내 인건비다 생각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큰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의사에게 주는 인건비까지 포함해서 급여 치료들을 수행을 하면 적자가 나는 구조가 맞는겁니다.
그러면 병원장 입장에서 적자가 나는 급여치료들 위주로 병원을 운영할까요 이득이 많이 남는 비급여치료 위주로 병원을 운영하게될까요? 지금 소아과가 부족하다, 내과, 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이런 필수의료가 부족하다 이야기 하시는데 이 영역들이 모두 이런 구조때문에 위축이 되고 대접을 못받으니 의사들은 지원을 안하게 된 과들입니다.
의사가 늘어나면 의료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의료라는게 단순히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고 필요한 만큼만 의사들이 치료를 해주는 단순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은 필요하지 않은 의료를 창출해냅니다.
예를 들면 소염제만 처방하면 좋아질 환자에게 온찜질, 전기치료,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등등 처방할 수 있는건 다 처방하게 된다는거죠. 물론 이런 치료들이 도움이 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도 있고 안해도 되지만 도움은 조금 되는 경우도 있고 사실 필요 없는데 돈벌이를 위해서 청구를 하게되는 경우도 있는것이죠.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에 놓여있기 때문에 의사가 이 치료가 필요합니다 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그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여기서 의료시스템 왜곡의 정점을 찍은것이 실비보험 시스템입니다.
환자들이 본인이 부담하는 의료비용이 너무 적어지다보니 이 치료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보지 않고 일단 무조건 받고보는 상황이 되어버린겁니다. 심지어 그 비급여 치료들의 경우는 가격이 정해져있지 않고 병원에서 정해기 나름인 치료가 되니 실비보험에서 보장되는 금액 상한선에 맞춰서 치료 비용을 정하게되는 병패까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의사들이 과한 치료를 처방하면 환자들이 싫어하고 그 병원을 안가야지 꼭 필요한 치료만 하는 의사들이 많아질텐데 환자들은 A 병원은 소염제만 주고 치우는데 B 병원은 온찜질도 해주고 체외충격파도 해주고 도수치료도 해주고 주사도 놔 주더라. 그런데 실비보험 때문에 A 병원 갔을때랑 B 병원을 갔을때랑 본인이 부담하게 되는 치료비에 차이가 없다가 되어버리니 교과서대로 꼭 필요한 치료만 한 A 병원에는 환자가 줄어들고 오히려 B 병원은 날이 갈수록 번창을 하는거죠.
그걸 쳐다보고있는 A 병원 의사는 그래도 나는 환자를 위한 진료를 했어 라고 생각하면서 해당 진료를 계속할 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 대학병원에 속해있기 때문에 지금도 A 처럼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동료 의사들에게서 B 처럼 진료하는 이야기를 많이들 듣고있구요. 그런데 저도 대학병원에서 나가게 된다면 과연 내가 지금같은 진료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합니다.
그리고 웃긴게 지금 환자분 상황에는 도수치료도 필요없고 수액치료도 필요없고 주사는 좀 이따 맞으시는게 맞겠습니다 설명을하면 그래도 저는 다 치료해주세요 라고 이야기하시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게됩니다. 의학적인 기준보다 내가 낸 실비보험료를 생각했을 때 의료비를 조금이라도 더 타먹고싶어하는 심리까지 작동을 하게되는것이죠.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오랫동안 쌓여왔던 문제들이며 제가 대학생때문에 어 이러면 안될텐데 해왔던 문제들이 꼬이고 꼬여서 지금의 순간에 와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법이 저는 절대로 의대생을 늘리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해법은 실비보험, 급여-비급여 체계, 행위별수가제 이런 여러가지 제도를 잘 고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숫자만 따진다면 우리나라 의사가 외국 의사보다 하루에 보는 환자수가 다섯배라고 가정하면 의사 수도 1/5만 있어도 되는것이죠.
의료 수가가 낮아서 이렇게 다른 나라 의사보다 5배나 많은 의료 행위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에 익숙해져있는 우리나라 의사들인데 갑자기 한명의 의사가 하는 의료 행위량은 고려하지도 않고 그냥 머리수만 다른 나라처럼 맞추겠다? 뭔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안녕하세요. 조병원 의사입니다.
좀 복잡한 문제를 문의를 주셨네요 일반인들은 의료시스템을 잘 몰라서 알아보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대한 간단히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첫째 의료시스템은 자유시장경제 체계가 아닙니다. 진료비를 의사 마음대로 책정 할 수가 없고 건강보험수가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 건강보험수가가 의료원가(인건비 임대료 장비구입비 약품비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필요한 비용)의 70% 수준이므로 보험진료만 해서는 병원이 유지가 안되므로 비보험진료를 병행해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형, 미용, 안과같이 비보험 진료가 많은 과는 의사수 증원이 되어도 괜찮은데 꼭 필요한 필수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응급의학과- 들은 대부분 보험진료라서 수익이 많지 않으므로 환자를 빨리 많이 봐야 유지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그기다가 요즘은 의료소송이 많이 늘어 났고 판결이 환자측이 승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적 물적 손실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의사수 2000명(현재수의 약 70%) 증원이 되어서 진료할 수 있는 환자수까지 줄어들면 낮은 수익에 고된 일에 의료사고 및 소송의 위험부담까지 큰 필수과를 지원할 의사는 거의 없고 편하고 안전하고 수익좋은 피부 미용 성형 같은 의사만 늘어나게 되어 아픈 사람이 치료할 의료는 붕괴되는 것입니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수가를 올려줄 것을 수십년간 꾸준히 요구했지만 일방적으로 낮게 유지하다가 이번에 증원결정을 통해서 곪아 터지게 된 것입니다. 필수과 의사들의 수익은 매스컴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반도 안됩니다. 그중에 세금이 누진세로써 30~40% 입니다. 높은 위험 부담이 있으며 그렇게 되기까지 한눈 안팔고 공부만 한 준비기간도 군대빼고 10~14년 입니다. 노력에 맞는 보상이 있어야 하려고 하지 않을가요? 필수과를 살려야 의료가 사는데 현재의 정책방향은 명맥이 끊기려는 필수과를 완전히 죽이는 방향이므로 필수과 전공의들이 반대하는 것입니다. 어느것이 환자를 위하는 길인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답이 나올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김록희 한의사입니다.
의사분들의 의견도. 한편 이해는 되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의 시름은 깊어집니다 .
안녕하세요. 이정재 의사입니다.
인건비를 내린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닿지가 않는것 같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포함) 기본적으로 최저시급이 올라가고, 법정으로 추가 근무에 대한 급여보상이 더 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내린다는게 구조적으로 가능할까요..? 시급이 올라가면 당연히 인건비도 상승되고 물가고 올라가면 급여 인상도 자연히 올라가게 됩니다.
건강보험이 파탄난다는 것은, 병원 진료를 보면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받는 금액 부분이 있고 보험 공단에서 받는 금액이 있습니다. 의사수가 늘어나면 누구나 다 먹고살려고 경쟁적으로 진료를 보게되면 기존에 1000원 벌던것을 의사수가 많아져서 500원으로 줄어드는게 아니라 많아진 수가 다들 800원 정도를 벌려고 노력하는거죠. 그렇게 되면 1000원에서 800원으로 총 금액은 줄어도 의사 N수가 많아지면 보험공단에서 지출해야되는 총 금액은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