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현대 미술이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건 지숙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대 미술 자체가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넘어 머리로 생각하는 게임으로 규칙을 바꿨기 때문이에요. 예전의 미술이 대상을 똑같이 베끼는 기술을 뽐냈다면 이제는 작가가 던지는 질문이나 철학이 작품의 본질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아무런 정보 없이 마주하면 그저 흰 캔버스나 의미 없는 낙서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어떤 결핍을 가졌는지 혹은 어떤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려고 했는지 같은 맥락을 알고 나면 비로소 그 형체가 하나의 언어로 읽히기 시작하는 거죠.
결국 현대 미술에서 맥락은 작품이라는 잠금장치를 푸는 유일한 열쇠라고 할 수 있어요. 작가가 왜 하필 이 재료를 썼는지 왜 이런 해괴한 방식을 택했는지 그 의도를 이해하는 순간 단순한 물건이 예술로 변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일러스트 작업을 하실 때 선 하나 면 하나에 본인만의 서사를 담으시잖아요. 관객들도 그 숨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림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보시면 돼요. 맥락을 아는 건 작가의 세계관에 정식으로 초대받는 것과 같아서 훨씬 풍성한 감상을 가능하게 해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