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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 소설의 발생과 당시 중산층 계급의 부상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나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 같은 초기 소설들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당시 독자층이었던 중산층의 가치관이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남찬우 전문가입니다.

    18세기 영국에서 '소설(Novel)'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급부상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산업 혁명과 자본주의의 태동, 그리고 중산층(Middle Class)이라는 새로운 사회 세력의 등장과 궤를 같이합니다.

    다니엘 디포와 새뮤얼 리처드슨의 작품을 통해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가치관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상업과 무역의 발달로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어났습니다. 이들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라틴어 서사시나 로맨스 대신, 자신들의 일상과 언어를 담은 '새로운(Novel)' 읽을거리를 원했습니다.

    인쇄 비용이 낮아지고 대여 도서관이 보급되면서, 여가 시간이 늘어난 중산층(특히 가정주부와 하인들)이 주요 독자층으로 유입되었습니다.

    신분 중심의 봉건 사회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며, '개인의 내면'과 '성공 서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습니다.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

    로빈슨 크루소는 근대 중산층이 지향했던 개척 정신과 실용주의의 화신입니다.

    신의 섭리나 운명에 순응하기보다, 자신의 노동과 기술로 무인도를 개척하고 자급자족하는 모습은 중산층의 근면 성실함을 대변합니다.

    크루소는 섬에서의 상황을 '좋은 점'과 '나쁜 점'으로 나누어 장부에 기록하듯 정리합니다. 이는 철저히 상업적이고 회계적인 중산층의 사고방식을 보여줍니다.

    원주민 프라이데이를 구해주고 그를 '종'으로 삼아 교육하는 과정은 당시 영국의 팽창주의적 가치관과 위계질서를 반영합니다.

    ### ②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 도덕적 엄숙주의와 신분 상승

    파멜라는 중산층의 도덕적 우월감과 청교도적 윤리를 상징합니다.

    * 미덕의 보상(Virtue Rewarded): 하녀인 파멜라가 주인 B씨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자신의 정조를 지켜 결국 '결혼'이라는 사회적 신분 상승을 이뤄내는 과정은, "미덕은 보상받는다"는 중산층의 도덕적 강박과 기대를 충족시킵니다.

    * 내면적 가치 중시: 귀족의 방탕함에 대비되는 서민의 순결함과 도덕성을 강조함으로써, 중산층이 귀족보다 정신적으로 우월하다는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 서간체 형식: 편지 형식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것은, 개인의 내면적 진실을 중시하는 근대적 자아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이러한 초기 소설들은 허구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주의(Realism)'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마치 실제 일어난 일처럼 독자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작품 속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