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칼프로텍틴 900은 단순한 기능성 장질환보다는 실제 장 점막에 염증이 존재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수치입니다. 다만 이 수치 자체가 특정 질환을 구분해주지는 않으며,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뿐 아니라 세균성 장염이나 기생충 감염에서도 동일하게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500 이상에서는 염증이 분명하다는 의미이지, 원인이 염증성 장질환인지 감염인지까지는 구별하지 못합니다.
현재 임상 양상을 보면 동남아 여행 이후 시작된 점,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묽은 변, 점액과 소량 혈변, 탈수 및 식욕 저하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된 점에서 감염성 장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크론병은 보통 서서히 진행하거나 반복되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여행 직후 급성으로 시작되는 양상은 상대적으로 덜 전형적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크론병 확률이 더 높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감염성 원인을 우선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진단은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선 대변 검사로 세균 배양, 기생충 검사, 독소 검사 등을 시행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원인이 확인되면 치료 후 수치가 떨어지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감염이 배제되거나 증상이 지속되고 칼프로텍틴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그때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 여부를 평가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칼프로텍틴 900은 “염증이 있다”는 강한 신호일 뿐 “크론병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감염성 장염을 먼저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후 경과에 따라 염증성 장질환 평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