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데리고 물놀이 가면 폰이 제일 먼저 사고를 당하죠. 저도 재작년 여름에 계곡에서 방수 된다는 말만 믿고 반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똑같이 당해봐서 남 일 같지가 않네요.
먼저 상태부터 정리해 드리면, 페이스 아이디는 뒷면 카메라가 아니라 앞면 위쪽에 있는 트루뎁스 카메라 쪽 문제예요. 적외선 점을 얼굴에 쏴서 굴곡을 읽는 방식이라 렌즈 앞에 물기만 살짝 끼어도 인식이 통째로 안 잡힙니다. 그래서 안쪽 습기가 마르면서 슬그머니 돌아오는 경우가 실제로 꽤 있어요. 제 경우도 사나흘쯤 지나니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되더라고요.
다만 위에 달린 답변에 나온 드라이기는 진짜 하시면 안 됩니다. 애플 공식 안내에도 헤어드라이어 같은 외부 열원이나 압축 공기는 쓰지 말라고 못 박아 놨어요. 기기 안쪽 방수 접착이랑 카메라 모듈 접착이 열에 약해서, 물이 마르기 전에 그쪽이 먼저 상하는 일이 생깁니다. 쌀통에 파묻는 방법도 애플이 하지 말라고 하는 쪽이에요. 쌀 부스러기가 단자로 들어가서 더 골치 아파집니다.
지금 하실 수 있는 건 이 정도예요. 하나, 전원 끄고 케이스랑 유심 트레이 빼기. 둘, 충전 단자가 아래로 가게 잡고 손바닥에 톡톡 쳐서 고인 물 빼기. 셋, 바람 통하는 그늘에 세워두기. 넷, 적어도 하루는 충전기 꽂지 않기예요. 젖은 상태에서 충전하면 단자 핀이 부식되면서 그때부터는 진짜 수리 각이 됩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두고도 페이스 아이디가 계속 먹통이면 안쪽 커넥터 부식이 시작된 거라 자연 복구는 어렵다고 보시는 게 맞아요. 그래도 다행인 건, 애플이 2022년부터 페이스 아이디 고장을 기기 통째로 리퍼 바꾸는 대신 트루뎁스 카메라 모듈만 교체해 주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서, 예전보다는 부담이 줄었다는 점이에요. 지디넷코리아 2022년 2월 보도에 나온 내용입니다.
다만 침수는 기본 보증에서는 빠지는 항목이라 어차피 유상이에요. 기기 안쪽에 침수 판별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센터 가면 바로 확인됩니다. 애플케어플러스에 들어 두셨으면 우발적 손상으로 자기부담금만 내고 처리되긴 합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웹서핑이랑 카톡, 유튜브 정도만 쓰시는 상황이라면 급하게 센터 달려갈 이유는 없고, 며칠간 암호 입력으로 버티면서 지켜보시는 게 현실적이에요.
대신 딱 하나만 신경 써 주세요. 뒷면 카메라 안쪽에 습기가 찬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렌즈 코팅에 물자국이 얼룩으로 달라붙어서, 나중에 습기가 다 빠져도 사진이 뿌옇게 남습니다. 이건 저절로 안 돌아와요. 그래서 며칠 안에 습기가 안 빠지면 그때는 한번 보여주시는 게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