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견과 경과를 종합하면 단순 타박에 의한 멍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멍은 2주에서 4주 사이에 색이 변하면서 자연 소실되는 것이 보통인데, 현재처럼 4개월 이상 지속되고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양상은 비전형적입니다. 병변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붉은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반점 형태로 보이며, 융기나 뚜렷한 결절은 없어 보입니다.
이 경우 가장 우선 고려되는 것은 색소성 자반증 계열 질환입니다. 이는 모세혈관에서 미세한 출혈이 반복되면서 갈색 색소가 침착되는 질환으로, 주로 다리에 오래 지속되는 반점 형태로 나타나고 서서히 퍼질 수 있습니다. 대개 통증이나 전신 증상은 없고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복적인 마찰이나 압박에 의한 만성 피부염도 감별 대상이지만, 현재 양상은 혈관성 변화 쪽에 더 부합합니다. 전신 혈관염의 경우 통증, 압통, 궤양, 발열 등의 동반 소견이 있는 경우가 많아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낮은 편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 후 변화가 없는 것은 진단이 틀렸다기보다 해당 질환이 스테로이드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오히려 자연 경과상 서서히 번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급하게 응급으로 큰 병원을 가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 기간과 확대 양상을 고려하면 한 번은 진단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부과에서 확대경 검사나 필요 시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색소성 자반증 여부를 확인하고, 동시에 혈소판 수치와 응고 검사 정도의 기본 혈액검사를 시행하면 충분합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대개 양성 경과를 보며 경과 관찰 위주로 관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