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뜬 화면은 고장 난 게 아니라 다운로드 모드입니다. 삼성 폰에서 펌웨어를 새로 설치할 때 쓰는 대기 화면이라, 실제로 뭘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secure boot enabled와 device lock도 오류 메시지가 아닙니다. 보안 부팅이 켜져 있고 부트로더가 잠겨 있다는 뜻이라, 오히려 이 폰이 루팅이나 커스텀 펌웨어 없이 순정 상태라는 좋은 신호입니다. 중고폰에서는 이게 보이면 안심하셔도 되는 쪽입니다.
빠져나오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USB 케이블을 뽑으시고 볼륨 아래 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10초 넘게 꾹 누르고 계세요. 화면이 한 번 꺼졌다가 삼성 로고가 뜨면서 정상으로 부팅됩니다.
화면에 뜬 USB를 뽑지 말라는 경고 때문에 불안하실 텐데, 그 문구는 실제로 펌웨어가 설치되는 중일 때 해당되는 말입니다. 지금처럼 대기 화면에서 멈춰 있는 상태라면 그냥 껐다 켜셔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안전모드 이야기도 하셨는데 이건 다운로드 모드와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화면 왼쪽 아래에 안전 모드라고 작게 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건 그냥 한 번 재부팅하시면 풀립니다.
재부팅해도 계속 안전모드로 들어간다면 볼륨 아래 버튼이 눌린 채로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고폰이면 버튼 주변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 수 있으니, 눌러봤을 때 딸깍하는 감촉이 반대쪽 버튼과 같은지 비교해 보세요.
그리고 중고로 사셨다면 이게 훨씬 중요합니다. 설정에 들어가셔서 이전 주인의 구글 계정과 삼성 계정이 남아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계정이 남아 있는 채로 초기화를 해버리면, 부팅할 때 그 계정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잠금이 걸립니다. 이건 서비스센터에서도 풀어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못 쓰는 폰이 됩니다. 판매자와 연락이 되신다면 초기화 전에 먼저 계정을 지워 달라고 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전화 걸기 화면에서 별표 우물정 06 우물정을 누르시면 IMEI 번호가 나옵니다. 이 번호로 분실이나 도난 신고가 된 기기인지 조회해 보시면, 나중에 개통이 막히는 일을 미리 걸러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받은 펌웨어 파일을 오딘 같은 프로그램으로 직접 구우시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모델명이나 지역 코드가 조금만 달라도 진짜 벽돌이 되고, 한 번 흔적이 남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펌웨어를 다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PC용 스마트 스위치의 긴급 복구 기능을 쓰시거나 서비스센터에 맡기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