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해주신 경과를 보면 갑작스러운 복통 후 설사를 여러 차례 하였고, 마지막에 선홍색 출혈이 있었으며 이후에는 출혈이 멈추고 항문의 쓰라림과 작열감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에는 대장 자체의 대량 출혈보다는 항문 주위에서 발생한 출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다만 실제 진단은 진찰과 필요 시 내시경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1번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대장 조영증강 CT에서 이상이 없었다면 치핵이나 항문열상 같은 항문질환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질환은 CT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항문 진찰이나 항문경 검사가 더 중요합니다. 특히 힘을 많이 주고 설사를 한 뒤 선홍색 피가 떨어지고, 이후 항문이 쓰리고 화끈거리는 증상은 항문열상과도 잘 맞는 양상입니다.
2번 질문에 대해서는 "CT가 정상이라서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이 모두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조영증강 CT는 큰 종양, 장 천공, 심한 장염, 혈관 이상 등을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초기 Colorectal cancer이나 경미한 Ulcerative colitis, Crohn's disease는 CT만으로 배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이 의심되면 대장내시경이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다만 현재처럼 출혈이 한 차례 있었고 이후 멈췄으며 CT도 정상이었다면, 응급으로 심각한 대장질환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입니다.
3번 질문에 대해서는 가능합니다. 갑작스럽게 설사를 하면서 반복적으로 힘을 주면 항문 점막이 찢어지거나 치핵에서 출혈이 발생하여 선홍색 피가 변에 묻거나, 변 후 피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4번 질문의 노란 액체는 위산이 아닙니다. 위산은 위에서 대부분 중화되므로 항문으로 그대로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설사 시 보이는 노란 액체는 장액, 담즙, 장 내용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항문이 쓰린 것은 이런 묽은 변이 자극을 주기도 하지만, 출혈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문 점막에 작은 상처가 생겼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현재 출혈이 더 이상 없고 복통도 호전되고 있다면 우선 경과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다만 출혈이 반복되거나, 혈변이 계속 나오거나, 검붉은 변이 나오거나, 발열, 심한 복통,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즉시 다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30대라고 하더라도 혈변이 처음 발생했다면 응급 상황이 지나간 뒤에는 소화기내과에서 대장내시경을 한 번 받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대부분은 치핵이나 항문열상 같은 양성 질환이지만, 혈변의 원인을 확실히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