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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슴새12
편안한슴새12

장인어른 망상장애 등의 질환이 의심됩니다. 조언을 구합니다?

나이
65
성별
남성
복용중인 약
심근경색 스텐트수술 받은바 있어 관련 약물 복욕 중
기저질환
저혈압/심근경색

업무에 수고 많으십니다.

저희 장인 어른의 최근 행동이 정신 질환에 해당되지 않는가 하여 문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글이 길어질 듯 하여 문의 사항을 먼저 쓰고, 현재까지의 경과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면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지면이라 한계가 좀 있겠습니다.

1. 정신 질환으로 판단됩니다. 정확한 것은 전문의께서 진료를 하셔야겠으나, 의심되는 질환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입원이 필요한지, 치료 과정은 어떠한지 개략적으로나마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병원을 어디로 모시고 가는 것이 맞는지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자해나 타인에 대한 위협 행위가 있지 않은 이상 응급은 어렵지 않을까 싶고, 본인께서 방문 의사가 있으셔야 하는데 병식이 없으신지라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일반적인 정신의학과의원에 방문을 해도 괜찮을지 문의 드립니다. 아직까진 그렇지 않은 듯 합니다만, 혹 물리적인 제압이 필요할 경우 경비 요원 분들의 도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만, 개인 의원에 그런 여건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급하다면 제가 제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일반 의원으로 방문을 해도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3. 아래 써놓았습니다만 거짓을 통해 환자 본인의 의심을 줄여 병원에 내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인지요?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상황이라면 조심해야 할 것 같아 문의 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장인어른이 이상하다고 인지한 시점부터의 글입니다. 읽기 편하도록 정리를 최대한 해보았으나, 저도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잘 정리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상세하게 쓰고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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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금) 오전

장인으로부터 갑자기 전화 연락이 와서 받음. 울부짖으며 본인이 왜 명단에 들지 못했는지 모르겠다며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쏟아놓으심. 말씀하시는 내용으로 대략 상황 파악을 해보건대, 금번 20대 대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명단에 본인이 올라갈 것으로 큰 기대를 하셨고, 거기에 본인 명단이 들지 못했다는 말씀이신 것으로 판단이 되었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인의 모습과 달리, 감정 표현이 굉장히 격하여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울부 짖는 반응이 많았으며, 아침 식사는 하셨는지, 오늘 따님 생일인 것 아시는지 등 일상적인 주제로 전환을 시도하며 진정시키려 하였으나 진정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는 타박을 받음.

"인수위 인원은 물론 전 국민, 전 세계에 자네 장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써서 페이스북 등에 올려 만천하가 볼 수 있게 해야한다" 라는 취지의 말을 수 차례 반복하시고 전화를 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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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금) 오후

장인으로부터 전화 연락이 한 차례 더 와서 받음. 오전과 마찬가지로 격한 감정 표현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울부짖어가며 본인의 이야기를 하심.

주요 내용은 현재 인수위원들은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며, 본인이 그 자리에 가야 나라가 잘 된다는 골자의 이야기였음. 시중 xx 은행 은행장을 하여 본인이 근무하던 시절 좋게 보지 않았던 사람들을 쳐내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심.

발언의 수위가 굉장히 높았으며, 죽이겠다, 목을 치겠다 등등 평소에는 쓰지 않으셨을 법 한, 사위/며느리 등에게는 가려서 할 만한 단어 등이 주로 사용됨.

오전과 마찬가지로 만천하가 볼 수 있도록 본인에 대한 글을 써서 청와대, 경찰 및 SNS 등에 올리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셨으며, 주변 사람들이 본인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해 죽겠다고 격정적으로 토로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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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토) - 3/21 (일)

직접 전화 통화는 없었으나, 처가 가족들을 통해 대강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음.

1) 하루 종일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페이스북을 보는 등의 행동을 함. 일상 생활 중 행동 양식이 완전히 바뀜. 수면은 하루에 2 - 3시간 정도 자는둥 마는 둥 하며, 자는 중에도 갑자기 울부짖으며 돌아가신 본인 아버지/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함.

2) 시간 상관없이 핸드폰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여 위의 이야기를 계속 함. 주요 골자는 현 대통령직 인수위 인원에 대한 폄하, 본인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잘못한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임)을 단죄하겠다는 식의 발언이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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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월)

상황이 심각하다 판단되어 비행기로 급히 이동해 처가 방문함. 직접 대면하여 이야기했을 때의 느낌은 다음과 같음.

(실제 대면하여 이야기 및 상황을 직접 본 것은 20:30 - 익일 오전 07:30까지)

1) 이야기 맥락이 없음.

- 현 인수위원들에 대한 폄하, 본인이 가야한다는 식의 이야기 -> 모 후보 활동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 -> (그 사람이 동향인 경우) 고향 이야기 -> 아버님/어머님 이야기 -> 젊은 시절 회사 생활 이야기 -> 본인과 마찰이 있었거나, 본인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생각하시는 회사 및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험담 및 감정 표현 등..

말씀을 들어보면 나름의 논리가 흐름이 있는 듯 보이지만, 어떤 특정 키워드가 트리거가 되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음. 전반적으로 맥락이 없음. 본인 부모님께 어릴 적 굉장한 불효를 했고, 이번에 인수위라는 곳에 들어가 높은 자리에 앉아 큰 효도를 할 것이라 기대를 했던 것으로 판단이 됨. 그것이 좌절되어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면 울부짖는 등의 격한 감정 표현이 나옴.

마찰이 있었거나 불이익을 본인에게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죽이겠다, 작두로 목을 친다는 등의 잔인하고 격한 표현이 나오며, 칼로 사람을 찌르는 듯한 시늉 (성인 엎구리 부위를 칼로 빠르게 십수차례 지르는 식의 행동) 등이 나옴.

2)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이야기를 함.

ㄱ.본인이 인수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시며, 인수위원장 및 인수위 기획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 사람들에게 본인의 생각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함. 본인의 생각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믿고 계심.

ㄴ. ㄱ에 언급된 본인이 알고 있는 '유일한 해법'을 노출하면 안된다고 생각을 하심. 본인의 핸드폰이나 이메일 계정 등이 해킹될 것이라 불안해하며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고 수시로 이야기를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함. 외출도 위험하니 자제해야 하며, 가족이 잠시 밖에 나가는 것도 어디에 가는지 물어봄.

ㄷ. 본인이 총에 맞아 죽을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음. 누군가가 본인을 총으로 쏘아 죽일 것이며, 꿈에서 그 모습을 봤다고 함. 10.26 사건이 연상되는 발언을 몇 차례 하셨으나, 내용의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였음. 전반적인 이야기는 10.26 사건과 흐름이 비슷한 꿈을 꾸셨고, 그것을 본인의 운명이라 생각하시는 것으로 보임. 총에 맞아 불안하실 것 같은데 방탄복을 하나 구해드릴까 여쭤보니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를 침.

3) 본인께서 죄책감/분노/억울함 등의 감정을 가진 일에 대한 감정 반응이 굉장히 크게 나옴.

상기 1)항에서 언급한 사항임. 잔인한 표현을 쓰거나 실제 행동 묘사를 한 사례가 있으며, 울부짖으며 소리를 지르는 것은 감정이 격해지면 그 때마다 최소 1 - 2차례 관찰됨.

병원을 모시고 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판단하여, '제가 아는 사회적인 지위가 좀 있으신 분들이 의사 밖에 없다. 의사 몇 분 소개 시켜드리면 아버님 생각하시는 것에 도움이 되겠느냐' 하자 굉장히 반기심. 이 핑계로 정신과 내원을 계획함. 굉장히 좋아하며 동의하셨음.

새벽 03시 경, 처남이 장인 건강 상태가 우려되어 울면서 제발 건강한 아버지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이야기를 하였으나, 오히려 너는 내 말 대로만 하면 인생이 다 풀린다는 식으로 아들을 다그침. 감정이 격해지는 듯 하여 처남과 장인을 분리 조치함. 이 때가 새벽 03:00 경이었으며, 몇 시간 지난 후 누군가 울며 찾아와서 건강하셔야 한다고 했던거 기억 안나느냐 여쭤보니 그런 일 전혀 없다고 하심.

3/22 (화)

오전에 코로나 확진 판정 받으심. 다른 가족들 통해 보건소 측으로 고위험군 입원 병동 확인 진행함.

동일 17:30에 국립정신건강센터 쪽에 코로나 격리 자리 확보되어 병원으로 옮겨 입소함.

오전에 잠시 자리를 옮겨 병원 등을 알아보고 휴식을 취한 뒤, 14:30 경 아버님을 다시 만남. 위의 이야기와 크게 맥락이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하셨으나, 기력이 좀 빠진듯 하셨음. 한시간 정도 이야기를 들어드리니 방에 들어가 주무심.

식사나 샤워 등의 생활 활동은 잘 수행하셔서, 오전에 샤워를 하셨고 죽과 음료수 등의 간단한 식사를 하심.

이야기 중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고위험군은 병원에 가셔야 한다고 두 차례 설명 드렸음. 예상 외로 병원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는데, 전일 이야기한 의사를 소개해드린다는 이야기와 착각하신 것으로 보임.

17:00, 보건소에서 병상 배정 연락을 받아 급하게 병원으로 모심. 큰 거부감없이 병원을 잘 이동하였으나, 전일 이야기했던 본인 의견에 동조하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의사를 만나 본인을 평가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임.

17:30 에 병원 도착하여 음압 병동으로 인계.

병동에서의 상황도 비슷한 듯 합니다. 핸드폰을 놓지 않고 페이스북으로 망상에 빠진 듯한 글을 계속 올리고 계시며, 입원 이틀차에는 의료진에게 비협조는 물론 욕설까지도 나오는 듯 합니다.

가족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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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답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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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망상 장애나 급성 스트레스로 인한 조울증의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태이던지 한번 그런 사고 방식에 몰입한 경우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정신과적 상담과

    약을 복요하는 것이 좋습니다. 뇌의 질환은 정신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 역시

    질병이며 사고를 하는 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잘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 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

    안녕하세요. 안중구 소아과의사입니다.

    치매는 광범위한 뇌손상으로 알려진 기억력 저하 외에도 성격변화 섬망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인지하지 못한 뇌의 손상(출혈, 외상)등도 동일한 부위의 뇌손상을 유발해 비슷한 임상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신경과 진료를 보고 MRI검사를 시행하시는것도 고려해보실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아하(Aha) 의료, 코로나 카테고리에서 활동중인 전문의입니다.

    격리가 해제된 후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참조하시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남희성 의사입니다.

    젊으셨을때부터 이런 모습들을 보였다고 하면 망상과 관련된 정신질환을 걱정하겠지만 최근에만 이런 모습을 보이시는거라면 치매나 섬마에 대한 진료를 받아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정신과나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어떤 수를 쓰던 진료를 받고 원인을 확인하셔야 어떻게 할지 계획이 서니깐 진료를 보게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건망증에 대해서 진료보신다고 하고 신경과 진료를 보시는게 어떨까 생각됩니다.

    진료를 봐야 입원을 할지 약만 먹을지 계획도 설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