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반응이 고온‧고압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태양에서 핵융합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원리는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가벼운 원자핵들이 서로 합쳐지는 핵융합 반응이 고온‧고압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태양에서 핵융합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원리는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네, 질문해주신 것과 같이 핵융합이 고온·고압 조건에서만 일어나는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우선 원자핵은 모두 양성자를 포함하고 있어 양전하끼리 강한 쿨롱 반발력인 정전기적 반발력을 가지는데요, 이 쿨롱 장벽을 극복하려면 원자핵이 매우 가까이 접근해야 하며, 그 순간에야 비로소 강한 핵력이 작용하여 두 핵을 결합시킬 수 있습니다. 고온에서는 원자핵들이 열운동으로 매우 빠른 속도를 가져야 충돌 시 반발 장벽을 뚫고 접근할 수 있는데요, 이때 태양 중심부는 약 1,500만 K로, 이 온도에서 양성자의 평균 운동에너지가 수 keV 수준이 됩니다. 완전히 장벽을 넘지는 못해도, 양자역학적 터널링 효과 덕분에 일정 확률로 핵융합이 일어납니다. 또한 밀도가 낮으면 핵들이 부딪힐 기회가 거의 없는데요, 하지만 고압에서는 핵들이 충분히 가까이 모여 충돌 확률이 높아져 융합이 통계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태양 중심부의 압력은 지구 대기압의 수백조 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고온은 에너지 장벽 극복, 고압은 충돌 확률 증가라는 두 조건을 만족시켜야 핵융합이 가능한 것입니다.
태양은 약 46억 년 동안 핵융합을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약 50억 년 동안 안정적으로 반응을 지속할 수 있는데요, 우선 태양의 막대한 질량은 내부를 안쪽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형성합니다. 한편, 중심부 핵융합에서 방출된 에너지는 광자와 플라즈마의 운동을 통해 바깥으로 전달되며, 이는 별의 외곽을 밀어내는 복사 압력을 만들어내는데요, 이 두 힘이 균형을 이루어 태양이 붕괴하거나 폭발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