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에 대해 궁금해서 문의드립니다.
세계사를 보면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이 중요하다고 배웠는데 기억이 가물해서요. 정확히 어떤 사상의 내용인가요? 그리고 인간은 왜 '신'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를 상정하고 믿으려고 해 왔을까요?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과 연계해서 함께 부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축복 인문·예술 전문가입니다. 내용이 심오하고 어렵습니다. 사상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여전히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첫째, 정치적 권위에 대한 성찰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아우구스티누스는 지배욕과 자기애에 도취된 ‘인간의 도시’에 어떤 정치체제가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비록 키케로의 공화정에 대한 논의를 통해 과연 로마 공화정이 정의로웠는지를 분석하기도 하지만, 그에게 정치적 권위는 인간의 악한 본성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강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정치적 권위의 행사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기술하고, 인간들 상호간의 첨예한 갈등을 종식시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을 믿는 선한 사람들도 이러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부언함으로써, 이기심과 지배욕에 대한 현실주의 정치철학의 주요한 인식론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둘째,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언술이라고 했습니다..전쟁에서 수행되는 집단적인 살인과 폭력은 전통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애국심 또는 ‘국가이성’(Raison d’État)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어 왔습니다.
흥미롭게도 아우구스티누스는 전쟁의 정당성을 ‘애국심’이나 ‘국가의 존속’에서 찾지 않습니다.
대신 모든 국가들은 평화를 원하지만, 국가들 사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화를 깨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전쟁의 경우, 개개인은 ‘폭력’과 ‘살인’을 금한 신의 계명으로부터 면책된다고 덧붙입니다.
즉 인간의 본성을 앞세워 전쟁의 불가피성을 피력하거나, 국제관계에서 도덕적 요청이 불필요하다고 단언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는 전쟁 자체를 정당화하기보다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전쟁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jus ad bellum)의 문제만큼이나 ‘어떤 수단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jus in bello)의 문제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정치사상은 여전히 중요한 논점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셋째, 기독교적 ‘사랑’(caritas)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있습니다.최근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기독교인의 의무가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양편으로부터 동시에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신의 도시’에 속한 사람들은 ‘인간의 도시’의 형제와 자매를 돌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이것은 신의 은총을 경험한 사람들을 이웃에게로 이끄는 ‘사랑의 강제’(necessitas caritatis)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술로부터, 자유주의자는 신과의 일대일 교감 속에 내재된 개인의 자율성과 주변에 대한 돌봄으로 표현된 시민적 의무의 균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공화주의자는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되는 시민적 덕성에 주목함으로써 시민적 연대를 창출할 수 있는 보다 확고한 정치철학적 저변을 확보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입장에 서든, 아우구스티누스의 정치사상이 공동체 구성원의 윤리적 기초로 ‘차이의 인정’과 ‘상호적 애정’을 강조한 것은 부인하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