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소변을 정통으로 맞았다고 해서 지네가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기절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지네가 소변을 맞고 꼼짝 못 하거나 죽는다면, 그건 냄새(암모니아) 때문이 아니라 '물리적인 충격'과 '질식'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 지네의 호흡 방식: 지네는 사람처럼 코로 숨을 쉬지 않고, 몸통 옆면에 있는 여러 개의 '기문(숨구멍)'으로 숨을 쉽니다. 액체가 정통으로 쏟아지면 이 숨구멍이 막혀서 순간적으로 질식해 움직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 체급 차이: 4.7키로인 강아지나 사람의 소변 줄기는 지네 입장에서는 거대한 폭포나 다름없습니다. 그 물리적인 압박 때문에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일 수 있어요.
정상적인 소변에는 생명을 위협할 만한 치명적인 '독성 물질'은 없습니다.
소변의 성분을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95%의 물: 소변의 대부분은 그냥 물입니다.
• 요소(Urea): 단백질이 몸에서 분해되고 남은 찌꺼기입니다. 독성이 매우 약한 상태로 배출되는 것이라 지네를 기절시킬 수준은 아닙니다.
• 요산 및 무기염류: 몸에서 쓰고 남은 찌꺼기들입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데, 방금 막 나온 신선한 소변에는 암모니아 성분이 거의 없습니다. 몸 안에서는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를 간에서 안전한 '요소'로 바꾸어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소변에서 독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건, 소변이 배출된 후 공기 중의 세균이 요소를 분해하면서 암모니아 가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화장실 청소를 안 했을 때 나는 바로 그 냄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