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너무 많아 켄넬에서 안 나오는 임시보호 강아지
안녕하세요, 4살 진도믹스견 임시보호 중인 견주입니다.
현재 임시보호 10일 차인데, 강아지가 성격이 너무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걱정입니다.
일단 훈련소에서 받아 온, 원래 쓰던 켄넬이 있는데 거길 집처럼 삼고 하루종일 나오지 않습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24시간 내내 거기 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워도 똑같습니다. 많아봤자 하루에 5분은 나올까 모르겠습니다...
밥그릇 물그릇이 켄넬에서 조금만 멀리 있으면 차라리 밥과 물을 굶을지언정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틀을 굶은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켄넬 입구 바로 앞에 밥그릇 물그릇을 가져다주어서 밥 물을 먹게 합니다.
배변도 할 수 있는 한 참아서, 소변은 최대 이틀을 참고 대변은 일주일까지 참기도 했습니다.
대변을 너무 오래 참아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그제서야 놀라서 대변과 소변을 보고,
다시 집에 돌아오니 또 켄넬에서 나오지 않고 배변을 참습니다.
병원에서는 진도믹스견 특성상 웬만하면 산책을 시켜 실외배변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최소 2~3일에 한 번은 가볍게라도 밖에 나가서 배변을 시키는 걸 권장하셨습니다.
저도 의사 선생님과 같은 생각이지만, 강아지가 보호소에서 온 아이라 함부로 산책을 나갈 수 없는 상태라고 훈련사 분들과 봉사자 분들께서 말씀하셔서 최소 한 달은 실내에서만 있어야 한다고 들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딜레마가 생겼습니다...
요약하자면 강아지 특성 상 실내에서만 지내면서 저와 신뢰감을 쌓아야 하는데,
강아지가 너무 겁이 많아 켄넬에서 나오지 않은 채로 하루종일 지내서 제가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게다가 그 상태로 배변도 참는데, 보호소에서 온 아이라는 특성 때문에 실외 외출도 섣불리 할 수 없고요.
지금까지는 강아지가 최대한 불안하지 않도록 밥과 물만 잘 챙겨주고, 먼저 마음을 열기 전까지 다가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며칠 몇 개월이고 기다릴 수는 있지만, 그 동안 밥과 물을 먹고 배변활동은 해 줘야 그 시간을 기다리든 말든 할 텐데 강아지가 너무 기본적인 욕구까지 참으면서 켄넬에 숨어있으니 제가 어떤 식으로 강아지를 도와줘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소변을 보러 잠깐 켄넬에서 나왔을 때 켄넬을 치워버리면, 화장실 구석이든 실외기실 구석이든 어딘가 장소를 찾아 거기서 또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웅크려 있어서 무턱대고 켄넬을 치우는게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주저리처럼 길게 쓰게 되었네요ㅠㅠ 뭐라도 조언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겁이 많은 강아지가 켄넬에서 나오지 않고 배변을 참는 상황은 매우 어려운 문제로 보입니다. 현재 강아지가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우선적으로 강아지에게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켄넬이 현재 강아지에게 유일한 피난처이므로 켄넬을 억지로 치우기보다는, 켄넬 내부 환경을 더욱 편안하게 조성하고 켄넬 밖에서도 안전을 느낄 수 있도록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창민 수의사입니다. 임시보호 중 극도의 소심함으로 하루종일 켄넬에만 있고 배변도 참는 상황은 보호소 경험과 진도견의 경계심 때문으로, 갑자기 산책을 시키거나 켄넬을 치우기보다는 밥과 물을 켄넬 입구에 두고 부드럽게 말을 걸며 압박감을 주지 않고 기다려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수의사나 훈련사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