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처럼 ‘종합스포츠 대국’이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유럽이나 남미 국가에서 운동에 소질을 보이는 어린이들은 십중팔구 축구에 발을 들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해 도쿄하계올림픽 2위, 올해 베이징동계올림픽 3위를 차지한 스포츠 강국입니다.
‘세계 1위’를 지키는 종목이 워낙 많다 보니 스포츠 영재들이 여러 종목으로 퍼져 나갑니다.
상대적으로 축구를 선택하는 아이들이 적은거죠.
‘한 자녀 정책’의 부작용으로 평가받는 개인주의도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소황제(小皇帝)들은 체조나 수영, 쇼트트랙 등 철저하게 개인 기량만으로 평가받는 스포츠에 적합할 뿐 ‘팀 승리를 위해 자신에게 온 기회를 양보해야 하는’ 축구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국 축구 리그의 지나친 거품이 세계화를 방해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 해외 유명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바람에 중국 토종 선수들도 실력에 비해 과한 대우를 받았고, 이것이 중국 축구의 해외 도전 의욕을 꺾었다는 가설입니다.
중국의 문화도 문제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에서도 축구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입니다. 선수가 되려면 부모의 헌신적인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필수입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재능이 있어도 축구판에 뛰어들기 힘듭니다.
어렵게 축구를 시작해도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에 곧 가로막힙니다. 실력이 떨어져도 연줄과 인연을 강조하며 감독과 코치에게 뇌물을 주는 부모의 아이가 주전으로 뛰는 악습이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서 입니다. 누군가 전폭적으로 뒤를 밀어주는 선수가 끝까지 살아남고, 능력이 출중해도 돈이 없는 ‘미래의 메시·호날두’는 경쟁에서 도태돼 조용히 사라집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잡았던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이 “중국 내 권력과 관시가 축구 발전까지 저해한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seoul.co.kr/news/editOpinion/column/correspondent-column/2022/12/07/20221207026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