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아끼는 마음이 마음속의 보금자리라고 표현하실 만큼 깊으시군요.
친구들에게 술잔을 기울이며 영업할 정도로 열정적이시니, 그 아티스트가 도쿄돔 입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성장하는 모습이 얼마나 뿌듯하실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작성자님이 느끼시는 그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심리 반응입니다.
결코 덕질을 해서는 안 될 정도로 모나거나 분수에 넘치는 감정이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왜 이런 양가감정이 생기는 걸까요?
좋아하는 대상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나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는 현상은 심리학적으로도 드문 일이 아닙니다.
비교의 대상이 완성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돌은 수만 명의 선망을 받도록 설계된 매력의 결정체입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만을 편집해서 보여주는 존재와 나의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면, 당연히 그 격차에서 오는 괴리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투영의 부작용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다 보면 나도 저 사람처럼 매력적이고 싶다는 욕구가 무의식중에 생깁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만큼의 찬사를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는 대체 뭐지라는 허탈함이 밀려오는 것이죠.
감정의 과부하도 원인이 됩니다.
진심을 다해 응원할수록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됩니다.
심리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반짝이는 대상을 보면, 그 빛이 나를 비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그림자 속에 가두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대는 것 같다는 자기검열에 대한 부분
쟤가 하면 귀여운데 내가 하면 나대는 것 같다는 생각은 사실 본인에게 너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계신 증거이기도 합니다.
아이돌은 그게 직업으로서 허용되는 특수한 맥락 속에 있는 것이고, 현실의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의 매력을 가집니다.
그 아티스트의 귀여움을 소비하는 것과 본인의 사회적 모습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제안
열등감이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까지 준다면, 잠시 건강한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덕질과 나의 자아 분리하기를 시도해 보세요.
아티스트의 성취는 그들의 것이고, 나의 일상은 나의 것입니다.
그들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 아니듯, 그들의 완벽함이 나의 부족함을 증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프라인의 나를 돌보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영업하는 즐거움도 좋지만, 가끔은 아이돌 영상 대신 내가 직접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활동에 집중해 보세요.
내가 생산 주체가 되는 경험이 열등감을 상쇄해 줍니다.
많은 팬이 겉으로는 웃으며 응원하지만, 속으로는 작성자님과 비슷한 질투와 동경, 자괴감을 한 번쯤은 다 느낍니다.
덕질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보금자리가 나를 가두는 감옥이 되지 않도록 잠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할 뿐입니다.
가끔은 아이돌보다 작성자님 자신을 더 기특하게 여겨주시는 건 어떨까요?
그만큼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할 줄 아는 따뜻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가진 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