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경상도, 특히 내륙 쪽은 분지가 유난히 많습니다. 영남 지방 자체가 북쪽은 소백산맥, 동쪽은 태백산맥과 낙동정맥이 둘러싸고 있어서 지도를 크게 보면 커다란 그릇 하나가 놓인 모양이에요. 그 그릇 안을 낙동강과 지류들이 흐르면서 산 사이사이를 깎아 만든 작은 분지들이 대구, 경주, 안동, 밀양, 영천 같은 도시들입니다.
분지가 더운 이유는 단순합니다. 낮 동안 데워진 공기가 사방의 산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안에 갇히거든요.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니 열이 계속 쌓이고, 산을 넘어온 바람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압축돼 온도가 더 올라가는 현상까지 겹칩니다. 같은 위도라도 바닷가 도시보다 몇 도씩 높게 나오는 게 이 때문이에요.
양산은 여기에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천성산과 금정산 사이 좁은 골짜기에 도시가 들어앉아 있어서 서쪽에서 넘어온 뜨거운 공기가 그대로 내려앉고, 아파트와 아스팔트가 빽빽해 열섬 효과까지 더해집니다. 지형이 만든 조건 위에 도시화가 얹히면 이렇게 기록적인 수치가 나옵니다.
대구가 오랫동안 더위의 대명사였던 것도 같은 이유인데, 요즘은 좀 달라졌습니다. 도시 숲을 꾸준히 늘린 덕에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고, 오히려 경주나 밀양, 양산, 영천 같은 곳이 최고기온 1위를 가져가는 날이 많아졌어요.
여행 계획을 세우신다면 하나 더, 분지는 일교차도 큽니다. 낮엔 펄펄 끓어도 새벽엔 제법 선선해지고 안개가 잘 끼죠. 청송이나 영천 사과가 유명한 것도 이 일교차 덕입니다. 여름에 경상 내륙을 가신다면 한낮 야외 일정은 피하시고 아침저녁으로 움직이시는 걸 권해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