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질문이 정말 날카로워요. 선생님의 자동차 바퀴 비유가 어디까지 맞고 어디서부터 한계가 있는지를 정확히 파고드신 거라 하나씩 풀어볼게요.
먼저 빛이 자동차 바퀴처럼 넓이를 갖느냐는 질문부터요. 빛 자체는 폭을 가진 물체가 아니에요. 다만 빛은 파동이라서 나란히 줄지어 퍼져나가는 파면이라는 걸 생각할 수 있어요.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 물결이 퍼지잖아요. 그 물결의 한 줄 한 줄이 파면이에요. 빛도 마찬가지로 여러 갈래가 나란히 한 줄을 이루며 나아가는데, 이 줄을 자동차의 앞바퀴 축에 빗댄 거예요. 빛 한 가닥이 폭을 가진 게 아니라, 나란히 가는 여러 빛줄기를 하나의 줄로 묶어서 본 거랍니다.
굴절이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서 나와요. 이 나란한 줄이 비스듬히 다른 매질에 들어간다고 해보세요. 줄의 한쪽 끝이 먼저 느린 매질에 닿으면 그쪽만 속도가 줄어들고, 아직 빠른 매질에 있는 반대쪽 끝은 계속 빠르게 가거든요. 한쪽 바퀴만 모래밭에 빠지면 그쪽이 느려지면서 차 전체가 그 방향으로 꺾이는 것과 같아요. 줄의 양 끝이 서로 다른 속도로 가니까 진행 방향 자체가 틀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동차 비유는 빛 한 줄기가 아니라 나란히 가는 파면을 설명하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비유의 한계까지 깔끔하게 정리돼요.
빛이 매질 안에서 느려지는 진짜 이유도 궁금하실 텐데,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며 퍼지는 전자기파예요. 매질 속으로 들어가면 그 안의 전자들을 흔들어놓는데, 전자가 흔들리면서 빛을 흡수했다 다시 내놓는 과정이 반복돼요. 이 흡수와 재방출 사이에 미세한 시간 지연이 쌓여서 겉보기 속도가 느려지는 거예요. 빛 알갱이 자체가 느려지는 게 아니라 매질을 통과하는 전체 속도가 줄어드는 거랍니다.
마지막 v=λf에서 속도가 음수일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장 흥미로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식에서 v는 속도의 크기, 즉 속력을 나타내는 양수예요. 진동수 f는 1초에 몇 번 진동하느냐를 세는 값이라 음수가 될 수 없고, 파장 λ도 물결 한 마디의 길이라 음수가 될 수 없거든요. 둘 다 음수가 안 되니 곱한 v도 양수인 거예요.
옛날에 배운 속도가 음수일 수 있다는 건 방향까지 포함한 개념이에요. 오른쪽으로 가면 플러스, 왼쪽으로 가면 마이너스로 방향을 부호로 표시한 거죠. 그건 속도를 벡터로 다룬 거고, v=λf의 v는 방향을 뺀 순수한 빠르기만 다루는 거라 부호가 붙지 않아요. 같은 속도라는 단어를 쓰지만 하나는 방향이 있는 양이고 하나는 크기만 있는 양이라 구분이 필요한 거예요. 파동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따로 표시하고 싶을 때는 v 앞에 부호를 붙이거나 방향 기호를 따로 쓰지, λ나 f를 음수로 만들지는 않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