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애인분의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진단이 상대방의 외도나 부정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HPV는 감염된 직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몸 안에 들어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아무 증상 없이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비로소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양성으로 나오거나 증상이 발현됩니다. 애인분이나 본인 중 누군가가 5년 전 두 분이 만나기 훨씬 이전에 감염되었고, 그동안 서로 주고받으며 잠복해 있다가 이제야 검사로 확인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군 복무 중에는 고된 훈련, 불규칙한 수면, 스트레스 등으로 체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로 인해 몸속에 조용히 잠복해 있던 HPV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었을 수 있습니다.
HPV는 성경험이 있는 성인의 8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감염될 정도로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특별한 치료 없어도, 건강한 면역 체계를 유지하면 80~90%는 1~2년 이내에 몸에서 스스로 자연 소멸 됩니다.
남성은 HPV에 감염되어도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돌기나 곤지름(사마귀) 같은 병변이 생기지 않았는지 비뇨의학과에서 시진(눈으로 확인) 및 검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자궁경부암이나 곤지름을 유발하는 다른 고위험군/저위험군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두 분 모두 가다실 9가 접종을 진행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하며 남성 역시 접종 시 상대방으로의 재감염 방지 및 본인의 곤지름/항문암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주기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자궁경부 세포검사 및 HPV 추적 검사(6개월~1년 단위)를 받으며 경과를 관찰하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