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중국 청나라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베이징을 점령한 이후의 새로운 궁궐을 지었나요
대개 새로운 왕조가 들었으면 기존의 왕조의 궁궐을 파괴하고 새로운 궁궐을 짓기 마련인데요 청나라가 명나라을 멸망시켰을 적에 베이징에 새로운 궁을 지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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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보통 새 왕조가 들어서면 전 왕조의 궁궐을 헐고 새로 짓는 것이 사실상의 관습처럼 굳어졌는데, 청나라는 명나라를 멸망시킨 이자성을 자금성에서 몰아낸 뒤 자금성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사실 청나라는 북경을 장악한 후 바로 중국을 통일한 것이 아니라, 그 이후로 40년간 남쪽과 서쪽의 남명, 정성공, 이자성, 준가르와 계속 전쟁을 벌이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고, 마지막에는 삼번의 난이 터져 한가하게 궁전을 새로 지을만한 여유가 없었다. 만주족들은 북경에 입성해 본 자금성의 화려함에 크게 만족했기 때문에 굳이 비용이 많이 들고 백성의 원성을 들을 게 뻔한 새 궁전을 짓는 대신 자금성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게다가 청나라는 이자성의 난 때문에 자살한 숭정제의 원한을 갚아준다는 명분을 내걸었고, 오삼계가 이 명분으로 산해관을 열어줘 청군이 이자성군을 북경에서 몰아냈기 때문에, 청나라는 명나라의 정통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의미에서 기존의 궁궐을 쓰는 게 나았다. 이렇게 자금성을 그대로 쓰면서 원래 청나라의 정궁이었던 선양고궁은 행궁으로 격하되었다.
만주족이 자금성을 재사용하기로 결정한 후, 여러 전각을 수리하거나 개축하는 소규모 공사는 있었지만 전반적인 구조 자체는 명나라 시절과 달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