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보이저호와 같은 우주 탐사선이 태양과 멀어져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심우주에서도 전력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은 원자력 전지라 불리는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 발전기에 있습니다. 이는 태양광 대신 방사성 붕괴 열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우선 에너지원으로는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8이 사용됩니다. 플루토늄-238은 시간이 지나면서 알파 입자를 방출하며 붕괴하는데, 이때 막대한 양의 열에너지가 발생합니다. 탐사선 내부에는 이 플루토늄 연료봉이 안전하게 밀봉되어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열로 인해 연료봉 주위의 온도는 매우 높게 유지됩니다.
이 열을 전기로 바꾸는 핵심 장치가 바로 무기 반도체로 이루어진 열전 소자입니다. 열전 소자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반도체를 결합하여 만듭니다. 이때 한쪽은 플루토늄의 붕괴 열로 뜨겁게 가열하고, 반대쪽은 차가운 우주 공간에 노출시켜 큰 온도 차이를 발생시킵니다.
여기서 제베크 효과라는 물리적 원리가 작용합니다. 반도체 양 끝에 온도 차이가 생기면 내부의 전하 운반자들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려는 성질을 갖게 되는데, 이 흐름이 곧 전류가 됩니다. 무기 반도체 소재는 고온에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며 기계적인 구동 부위 없이도 열을 직접 전기로 바꿀 수 있어, 수십 년 동안 고장 없이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 보이저호에 가장 적합한 기술입니다. 이러한 원리 덕분에 보이저호는 태양계 밖을 벗어난 지금까지도 지구와 교신할 수 있는 동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