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같은 원두라도 핸드드립과 캡슐 커피의 맛이 다른 이유는 추출할 때 가해지는 압력과 분쇄도, 물이 머무는 시간의 차이 때문입니다.
핸드드립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중력의 힘만 이용하므로 물과 원두가 몇 분 동안 천천히 만납니다. 이때 원두는 다소 굵게 갈아 사용하기 때문에 물에 잘 녹는 화려한 과일 향이나 깔끔한 신맛 위주로 우러납니다. 게다가 종이 필터가 원두의 기름기를 붙잡아주어 전체적으로 맑고 가벼운 느낌의 커피가 완성됩니다.
반면 캡슐 머신은 기계가 강한 압력으로 뜨거운 물을 순식간에 밀어 넣는 방식을 씁니다. 캡슐 속 원두는 아주 미세하게 갈려 있어 물과 닿는 면적이 넓은데, 여기에 높은 압력까지 더해지니 단 20초에서 30초 사이에 원두의 속 성분까지 강하게 쥐어짜 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핸드드립으로는 녹여내지 못하는 원두 고유의 오일 성분이 추출되며, 이것이 공기와 섞여 상단의 부드러운 거품 층인 크레마를 만듭니다. 이 기름 성분이 혀를 감싸기 때문에 맛이 훨씬 진하고 묵직하게 느껴지며 신맛보다는 고소함과 쌉싸름함이 도드라지게 됩니다.
결국 물이 원두를 스쳐 지나가는 속도와 압력의 차이가 기름기를 얼마나 추출하느냐를 결정 짓고, 이로 인해 입안에서 느껴지는 밀도와 향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