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터를 많이 받을수록 불행해진다 : 선택의 역설, 잼, 그리고 초콜릿
채용 오퍼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구직자의 직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통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과연 사실일까요? 본 리포트에서는 선택의 역설이라는 흥미로운 심리학적 개념을 통해, 채용 오퍼가 오히려 직무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1.오퍼는 많이 받을수록 좋은 거 아닙니까?
일단 저는 살면서 오퍼레터를 딱 한번 받았습니다.사실 입사지원도 한번이었습니다. 노무사 수습기간 때 다녔던 직장을 지금까지 다니고 있지요.
솔직히 그 때는 막 공인노무사 자격을 취득하고나서 노는데 열중할 때라, “어차피 수습기간 끝나면 이직할텐데 좋은데 하나만 쓰고 안되면 다른데 쓰지 뭐”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채용이 되고, 석사를 하게되고, 계속해서 프로젝트, 컨설팅, 사건 그리고 또 프로젝트, 컨설팅, 사건....이러다보니 어느새 오퍼레터가 뜸해졌네요.
물론 아직도 여기저기서 입사 제안을 적잖게 받기도 하는데,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물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았다는 성취감도 있겠지만,솔직해지자면“당장 때려쳐도 먹고는 살겠구나”이런 안도감이 적잖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채용 오퍼는 많이 받을수록 좋지 않을까요?
2.잼 이야기:선택의 역설
미국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재밌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마트에서 잼 시식회를 열었습니다. 한번은 진열대에 6가지 종류의 잼을 진열했고, 그 다음에는 24가지 종류의 잼을 진열했습니다.
어느 시식 가판대의 잼이 더 많이 팔렸을까요?
소비자들의 만족도는24개의 잼이 진열되었던 다양한 옵션이 있던 시식대가 60%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24개의 옵션을 내놓은 진열대에서는 3%의 판매율을 보였습니다. 이와 달리 6개의 잼을 진열했던 진열대에서는 그 10배인 30%의 판매율을 보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1)많은 옵션은 결정에 대한 부담을 키우게 됩니다.
- 우리는 각각의 옵션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하고,분석하고,그 중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스트레스가 생깁니다.결정이 어려워집니다.
2)후회가 생깁니다.
- 가장 좋은 선택을 해도 문제입니다.사람은 매몰비용을 기회비용으로 착각합니다.선택하지 않은 다른 선택지가 생각이 납니다.
3)선택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 상황의 복잡성은 그 상황 자체를 유보하게 만듭니다. “다음 기회에”라는 옵션은 대단히 저렴하면서 확실한 대안입니다.
결국 베리 슈워츠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립니다.
"선택지가 많으면 좋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질 것 같이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선택지가 많을수록 선택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3.채용시장의 잼 이야기:후회없는 선택은 없다
김현수 외(2020)의“첫 일자리 제안과 직업만족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첫 일자리에서의 만족도는 취업 제의를 받은 횟수와 음(-)의 관계에 있습니다.
즉, 취업제의를 많이 받았을수록 오히려 취업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습니다.
취업과 이직은 대단히 중요한 의사결정인 동시에 고도로 복잡한 선택을 필요로 합니다.
대학 진학이라면 세간에서 말하는“서열”이라는 걸 참고로 할 수 있겠습니다.하지만 회사는 이렇게 선택할 수 없습니다.
A회사:업무강도 높음/연봉 높음/이전 커리어와 연관성이 낮음/조직 분위기는 엄격한 편
B회사:업무강도 낮음/연봉 낮음/이전 커리어와 연관성이 높고 프로젝트 투입 기회 많음/조직 분위기 편함
C회사:업무강도 중간/연봉은 낮으나 성과급 높음/회사가 성장가능성이 있고 역량교육 실시함/재택근무
D회사:업무 자율적임/연봉은 낮으나 호봉제로 상승률 높음/가족친화기업/반재택근무
이런 상황에서 어떤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사람마다“최선의 선택지”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후회없는 선택지”도 있을까요?
만일 제가 연봉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A회사를 선택했다면,
①B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남는 시간에 다른 공부를 병행하는 사람
②C회사에서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서 빠르게 승진하는 사람
③D회사에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
이들을 보면서 저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제 입장에서는4가지 옵션만으로도 꽤 고민이 됩니다.그런데 선택지가 8가지, 12가지인 경우라면 어떨까요?
4.채용시장의 초콜릿 이야기:그렇다고 한 우물만 팔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선택의 역설과 다르게, Mochon, Danuel(2023)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 하나의 대안만 주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단일 대안 회피(single-option aversion)성향을 보입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그룹에는 익숙한 스니커즈를,두 번째 그룹에는‘Serenata de Amor’라는 낯선 초콜릿을,세 번째 그룹에는 두가지 모두를 제공하면서 선택을 할지,선택을 미룰지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은 선택을 미룰 확률이 모두 약90퍼센트였지만,세 번째 그룹은51퍼센트였습니다.
선택지가 하나 추가된 것만으로도 선택을 미룰 확률이 절반으로 낮아진 것이지요.
즉, 적절한 대안의 존재는 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합니다.
5.결론:간명한 대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구직자는 이직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많은 대안을 확보하기보다, 소수의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 이상적인 전략입니다.
물론 만족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비록 만족은 못하지만 어쨌든 최선의 선택을 했으니 괜찮다”이렇게요. 하지만 연구들(이영면(2023) 등)에 따르면 낮은 만족도는 높은 이직의사를 유발하고,높은 이직의사는 빈번한 이직을 유발합니다.
즉, 만족없는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 아닙니다.
간명한 대안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이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본인의 지향점을 우선순위로 해서 소수의 회사에 준비를 집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컨대 성과지향적일수록 job specific을, 혹은 본인이 안정지향적일수록 firm specific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회사입장에서는 회사의 니즈와 채용하는 직무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이 구직자에게 좋은 오퍼가 될 수 있겠습니다.
프로젝트 성격이 강할수록 job specific을, 근속이 필요한 업무일수록 firm specific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채용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지요.
[참조]
배리 슈워츠“선택의 패러독스”(2004)
김현수,정세은“첫 일자리 제안과 직업만족도에 관한 연구”(2020)
Mochon, Danuel “Single-Option Aversion”(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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