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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는 왜 아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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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민 치과의사

안녕하세요. 아하 치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최석민입니다.

지금까지 아하 QnA에서 받은 수천여개의 질문들 중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주제로 선정하여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다뤄보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제 글을 통해 치과와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지식들을 챙겨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신경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경치료와 관련해 이야기를 꺼내면 일단 환자분들은 좀 무서워합니다. 워낙 주변에서 신경치료를 받으면서 고생했던 이야기, 아팠던 이야기를 들어서일까요.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신경치료는 늘 고민거리이고 도전을 해야 하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1. 신경치료는 신경을 치료하는거다?

    치과치료 관련 흔한 오해 중 하나인데 신경치료는 치아 속 신경을 살리는 치료가 아닙니다.왜 신경치료라고 이름이 지어졌나 모르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치아와 잇몸뼈를 지키기 위해 신경을 포기하는 것으로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시키는 행위입니다.신경치료의 결과로 치아 속 신경은 치료(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제거되고 빈 껍데기의 죽은 치아가 되는 것이죠.그렇다면 치아 속 신경을 제거하여 얻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2. 신경치료의 이점이 뭔가요?

    일단,치통이 줄어듭니다.치아가 통증을 느끼는 건 치아 속 신경이 살아있기 때문인데 이를 제거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다만,치아 주변 조직의 신경은 살아있으므로 씹는 감각은 여전히 느낍니다.또 한 가지 중요한 이점은 염증의 확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신경이 자리잡고 있는 신경관은 세균이 이동하는 고속도로가 되기도 합니다.깊은 충치가 생겨 균이 신경까지 접근하면 곧 신경관을 통해 치아 뿌리 방향으로 충치균이 도달하고 치아를 붙잡고 있는 잇몸뼈까지 균이 파급되어 잇몸뼈를 녹이게 됩니다.따라서 신경치료를 하면서 열심히 신경관을 세척하고 소독한 뒤 치과용 재료로 완전히 밀봉하여 폐쇄하면 염증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녹았던 뼈가 다시 차오릅니다.

  3. 신경치료를 해야 되는 경우가 따로 있나요?

    충치가 아주 깊어 신경까지 도달했거나 아니면 신경에 영향을 줄 정도로 근접한 경우 신경치료하여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그냥 방치하면 치아도 잃고잇몸뼈도 녹게 되죠.깊은 충치로 신경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고 그 외에도 치아에 크랙이 생긴 경우,외상으로 치아가 깨져 신경이 노출된 경우 신경치료를 시행합니다.

  4. 신경치료가 아픈 이유는요?

    살아있는 신경을 날카로운 기구로 끄집어내 제거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통증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그래서 통증 조절을 위해 치료 전 마취를 하는데요.염증이 많이 퍼진 상태에서는 마취가 잘 안되기도 합니다.그래서 마취를 하고도 치료 중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신경치료는 한번에 끝나지 않고2~3번 내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신경치료가 진행된다면 내원할수록 통증은 적어집니다.처음에 설명했듯이 통증감각을 느끼는 신경을 제거하는 것이므로 어찌보면 당연합니다.신경치료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씹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치아에 크랙이 있는 상태로 씹을 때마다 절단면이 들썩거리며 움직여 치아 주변 조직에 영향을 주어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수입니다.반면,신경치료를 할 때 전혀 통증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마취가 아주 잘 되어 그런 경우도 있으나 만성치수염의 경우 치수괴사(깊은 충치가 신경을 자극한 지 아주 오래되어 신경이 죽은 상태)로 신경치료 중 통증이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비록 신경은 죽어서 평상시 별다른 통증은 없다 하더라도 감염된 치아구조는 그대로이므로 신경치료를 해줘야 합니다.

  5. 신경치료 과정을 전반적으로 알려주세요

    신경치료는 총2~3회의 내원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더 많이 내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첫 번째 내원 시 치아 속의 신경으로 접근하는 길을 뚫기 위해 치아를 개통(access opening)하고 치아 속에 있는 신경을 제거합니다.뚫어 놓은 구멍은 임시재료(핑크색이나 하얀색이나caviton이거나IRM)로 메워두고 귀가하고요.두 번째 내원 시 혹시 못 찾은 신경은 없나 체크하고,신경관을 세척&소독(canal irrigation)합니다.통증 감소 여부에 따라 신경관 소독을 위한 내원이2~3번 반복 될 수도 있습니다.마지막 내원 시 증상이 없고 깨끗해진 공간을 치과용 재료(GP conesealer)로 채워넣고 밀봉(canal filling)합니다.그리고 치아의 구조적 보강을 위해 코어(레진)와 크라운 보철을 하게 됩니다.

  6. 신경치료한 치아는 평생쓸 수 있나요?

    원래 어떤 치과 치료도 영구적인 것은 없습니다.더군다나 신경치료는 치아의 관점에서는 손해가 막심한 승리,상처뿐인 승리일 뿐입니다.비록 상황이 안 좋아 신경을 제거하긴 하지만 원래는 치아에 영양공급을 해주고 정상적으로 치아가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경이기 때문입니다.아무래도 신경을 제거한 치아는 정상치아보다 약해진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신경치료를 마무리한 치아는 보통 크라운 보철물을 씌워 치아를 보호합니다.특히 씹는 힘을 많이 받는 어금니의 경우 거의 필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7. 신경치료를 안할 수는 없나요?

    신경치료에 대해 설명을 듣다 보면 뭐, 이런 치료가 다 있나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다만,현재 임상으로 적용되는 치료 중 감염된 신경조직을 깨끗하게 되살리는 방법은 없고 아주 제한적인 조건 하에 부분적으로 신경치료를 하거나, 간접적으로 신경조직을 진정시켜주는 치료(치수복조)가 있을 뿐입니다. 이것도 온전한 치료는 아니고 추후 증상이 생기면 신경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치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요. 글을 읽다 보면 참, 신경치료가 많이 아쉬운 치료법이다라고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비록 신경치료가 어렵고 복잡하지만 치수염으로 치통이 극심한 치아에 대해 바로 뽑지 않고 해볼 수 있는 최후의 치료이기 때문에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신경치료 중 환자분이 많이 불편하지 않도록 의료진은 늘 최선을 다하니 믿고 잘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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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민 치과의사
강원도 원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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