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야간투시경의 원리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가시광선에 가까운 적외선(근적외선)을 직접 비춘 다음 반사되어 오는 적외선을 광음극을 통해 전자로 변환, 20kV 정도의 고전압을 가해 가속시킨 후 형광스크린에 충돌시켜 가시광선으로 바꿔주는 초보적인 방식을 썼다. 직접(액티브) 적외선을 비추어서 그것으로 보는 것이므로 액티브식 야간투시장비라고 부르는 것이다. 밤에 어두우면 전등으로 비추어서 보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다만 비추는 전등을 적외선 전등으로 바꾸고 보는 장비를 그냥 눈이 아니라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광음극으로 바꿔 썼다고 보면 된다.광음극은 광전효과를 통해 입사된 광자를 통해 광전자를 생성한다. 입사된 빛(광자)이 특정 물질에 닿으면 그 에너지로 인해 물질에서 전자가 방출되는 원리이다. 광전효과는 일반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띈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감마선같은 짧은 파장의 빛을 통해서만 발생한다. 따라서 광자당 124meV 이하의 에너지를 갖는 적외선과 전파를 통해서는 일어날 수 없다. 하지만 광전효과를 이용하는 야간투시경의 광음극은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다. 이는 대단히 낮은 일함수(work function)을 가진 알칼리 금속, 특히 모든 금속 원소 중 가장 낮은 이온화 에너지를 가진 세슘을 주로 사용한 코팅을 광음극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세슘 원자도 적외선으로 광전효과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높은 이온화 에너지(427meV 이상)를 요구하지만, 은-산화세슘 복합음극(S-1 광음극)또는 수은-카드뮴-텔룰라이드, 나트륨-칼륨-안티몬-세슘(S-20 광음극) 같은 적절한 합금을 제작하여 광자당 124meV이하의 에너지로도 전자를 방출할 수 있는 광음극을 제작한 결과 적외선으로도 광전효과를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Q. DNA를 이용하면 멸종한 동물들도 만들어낼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멸종한 동물에서 처음으로 유전물질인 RNA(리보핵산)가 복원됐다. RNA는 DNA(디옥시리보핵산)의 정보대로 단백질을 만든다는 점에서 멸종동물의 유전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처음으로 확인할 길이 열린 것이다. 앞으로 멸종동물을 연구하고 복원하는 노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스웨덴 스톡홀름대 동물학과의 러브 달렌(Love Dalén) 교수와 분자생명과학과의 마크 프리들랜더(Marc Friedländer) 교수 연구진은 1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게놈 연구(Genome Research)’에 “132년 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학명 Thylacinus cynocephalus)의 표본에서 RNA를 추출해 수백만개의 염기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는 호주에서 1936년 마지막 개체가 죽으면서 완전히 멸종했다. 늑대라고 하지만 캥거루처럼 새끼가 어미 보육낭에서 자라는 유대류이다.연구진은 스톡홀름 자연사박물관에서 1891년부터 보관 중이던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표본에서 근육과 피부 시료 80mg을 채취했다. 여기서 RNA를 뽑아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멸종한 동물의 RNA를 복원하면 새로운 차원의 연구가 가능하다고 본다.세포핵에는 생명의 설계도인 DNA가 있다. 생명체는 그중 일부를 전령리보핵산(mRNA)으로 복사해 원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DNA가 생명체라는 건물의 전체 설계도라면 RNA는 그때그때 계단이나 벽을 만드는 세부 설계도에 해당한다. RNA는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의 유전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줄 수 있다는 말이다.DNA는 100만년 이상 된 화석에서도 추출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구조이지만, RNA는 쉽게 조각난다. 프리들랜더 교수는 “살아있는 세포 밖에서 RNA는 몇 분 안에 분해되거나 파괴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존 추출법을 변형해 오래 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의 R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미국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표본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복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복제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상상도./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미국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표본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복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복제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상상도./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근육과 피부에서 유전자 506개 확인DNA와 RNA 같은 유전물질은 4가지 종류의 염기들이 연결된 형태이다. 이 순서대로 단백질을 합성해 생명 현상을 관장한다. 유전자를 해독하는 것은 이런 염기서열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연구진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 늑대 표본의 근육과 피부에서 각각 염기 8190만여개와 2억23600만여개를 복원했다. 중복된 부분과 단편을 제거하고 최종적으로 근육에서 150만개, 피부에서 280만개의 RNA 염기서열을 확인했다.연구진은 근육 시료에서 유전자 236개를 확인했다. 그중에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액틴과 티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도 있었다. 피부 시료에서는 유전자 270개를 확인했는데, 동물의 뿔이나 털, 손발톱에 있는 케라틴 단백질 유전자도 포함됐다.논문 제1 저자인 에밀리어 마르몰-산체스(Emilio Mármol-Sánchez) 박사후연구원은 “RNA는 다양한 조직에서 유전자 발현이 달리 나타나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같은 근육 DNA라도 팔다리에서는 RNA가 빠르고 힘센 속근을 만들고, 등에는 느리지만 지구력이 좋은 지근을 발현하는 식이다.이번 연구진은 RNA 중에는 바이러스에서 온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에 침투한 흔적이다. 이번 연구가 과거 동물이 감염된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길도 연 것이다.벤 람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왼쪽)와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 뒤로 멸종한 매머드 복원상이 보인다. 콜로설은 매머드 사체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오늘날 코끼리에 넣어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Colossal Biosciences벤 람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왼쪽)와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 뒤로 멸종한 매머드 복원상이 보인다. 콜로설은 매머드 사체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오늘날 코끼리에 넣어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Colossal Biosciences◇멸종동물 복원에도 도움 가능이번 연구는 멸종동물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는 매머드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21년 세계적인 유전학자인 조지 처치(George Church) 하버드대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지금까지 2억2500만 달러(한화 2992억원)를 투자받았다. 세계적인 투자사뿐 아니라 힐튼 호텔 창업자의 증손녀인 패리스 힐튼 같은 유명인들도 콜로설의 멸종 동물 복원에 투자했다. 콜로설은 올 초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살다가 멸종한 도도새를 복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조지 처치 교수는 이종(異種)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능력을 보였다. 그는 먼저 빙하기에 살다가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를 복원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이미 시베리아의 얼음 속에 보존된 매머드 사체에서 DNA가 담긴 세포도 추출했다. 중간에 빠진 부분은 오늘날 코끼리 유전자로 채운다.처치 교수는 매머드의 유전자를 오늘날 코끼리에 이식해 10년 내 추위에 잘 견디는 시베리아 맞춤형 코끼리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콜로설은 그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코끼리 유전자를 해독하고 줄기세포도 확립했다고 밝혔다.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복원도 같은 방법으로 추진된다. 콜로설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복원을 위해 같은 유대류의 줄기세포를 확립했다고 밝혔다.과학자들은 유전자 복제를 통한 멸종동물 복원이 단기간에 달성되기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멸종동물을 복제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리셔스 야생동물 재단의 보존 책임자인 비카시 타타야(Vikash Tatayah)는 지난 2월 네이처에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다면 모리셔스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현재 생물 종들이 멸종하지 않도록 하는 데 쓰는 게 더 낫지 않은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과학·천문우주
Q. 달이 지구로 떨어진다면 어떤일이 일어날까요?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만일 달에 지구에 떨어진다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밤하늘 보이는 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거대하고 수십억 개 로켓 엔진을 이용해도 궤도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달 움직임을 느리게 해 속도가 떨어진 달이 정확하게 1년에 걸쳐 지구에 떨어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해본다.달이 떨어질 때까지 1년 동안 먼저 첫 1개월을 보면 며칠 동안 처음에는 달이 조금 밝다는 정도 변화로 당황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수에 대해선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변화가 생긴다.달은 가까운 위치에 대해선 해면을 상승시키고 먼 위치에 대해선 해면을 하강시킨다는 조수차를 일으킨다. 전 세계 해안선 평규는 간조에선 해면과 만조시 해면 높이 차이는 0.5m 정도지만 만일 달이 서서히 지구에 가까워졌을 경우는 이 차이가 더 격렬해져 1개월 뒤에는 4m 차이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방파제에선 높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매일 만조에선 행안 도시가 침수하게 된다.이 침수는 끝나지 않고 달이 가까워짐에 따라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해수 투성이 지역은 계속 늘어난다. 이어 2개월째가 되면 달과 지구 거리는 원래보다 3분의 2가 되고 조도는 10m를 돌파한다. 그 결과 인프라는 붕괴되어 해안선 근처에 살던 인류 중 10억 명이 피난을 강요받게 된다.조위 상승에 따라 기존 항만을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해운에 의한 수송이 정지해 식료품 유통이 일부 끊어진다. 인터넷 95%는 해저 케이블에 의해 통신이 이뤄지기 때문에 바다가 어떻게 되든 관계가 없지만 해저 케이블끼리 연결하는 터미널은 영향을 받는다.여기까지 얘기는 기본적으론 바다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내륙에선 피해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수 변화에 의해 강이 역류해 해수가 상류까지 침투, 지표나 지하를 오염시킨다. 또 해상에 설치된 석유 플랫폼이 붕괴되기 때문에 가솔린을 비롯한 석유 제품이 부족해진다.생존자는 물자를 포기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고 배급제를 시작하는 국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도시에선 포기한 물자를 노리는 사람이 출현한다.이어 3개월째에는 달 접근으로 달 인력이 너무 강해지기 때문에 인공위성은 제어 불능이 된다. 4개월째와 5개월째는 달과 지구 거리가 10만km에서 6만km로 줄어든다. 만조 수위는 가속화해 30m라는 높이에 달하고 몇 주 뒤에는 100m에 도달하게 된다.만조 뿐 아니라 간조 상황도 경이적이며 바다가 수백km 규모로 후퇴해 광대한 사막처럼 대륙붕이 노출된다. 여기까지 사건만 봐도 괴멸적이지만 6개월째까지 반년은 파토칼립스의 서장에 지나지 않는다.바다는 평균 3km 깊이 밖에 없기 때문에 6개월째에 이를 무렵에는 더 이상 조수가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 도달한다. 여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대신 이후에는 지구 자체가 달 인력 영향에 노출되게 된다.지구 자체에 강해지는 압력에 비해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수십억 톤 물이 지각판 위를 오르거나 하기 때문에 지각에 큰 스트레스가 걸려 점차 지진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런 지진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지는 상상조차도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지구 자체가 붕괴될 때까지 지진은 증가일로를 보인다.문제는 지진 뿐 아니다. 달 인력에 의해 지각 내부 마그마 덩어리가 결괴되기 때문에 칠레와 뉴질랜드, 옐로스톤 국립공원 같은 거대 화산이 존재하는 장소에선 기후를 일변시킬 큰 변화가 발생한다.
지구과학·천문우주
Q. 대만의 강진에도 불구하고 초고층빌딩인 타이베이 101은 특별한 문제없이 건재했던 물리학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대만은 이후 석달 만에 건축 법을 개정했습니다. 내진 설계를 더욱 강화했고, 특 히 초중고등학교는 복도에도 기둥을 설치해 구조를 보강했습니다. 내진 설계가 힘든 건축물은 완충 시 설을 추가하게 했습니다. 완충 시설을 만든 게 대만 의 101층 빌딩인 타이베이 101입니다.이 노란색 강철 공의 이름은 '댐퍼 보이' 입니 다. 무게만 660톤에 달하고요. 건물 87층과 92층 사이에 매달려 있습니다. 지진처럼 외부 힘에 의해 건물이 움직일 때, 그 방향과 반대로 흔들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합니다. 건물의 움직 임을 최대 40%까지 줄여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