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주포의 사거리를 높이기위해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포탄의 사거리를 연장하는 세번째 방법으로는 탄이 대기를 뚫고 초고속으로 비행할 때 생겨나는 공기 저항력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탄도학적 계수들을 향상키는 방법이라고 한다. K9자주포는 이 방식을 적용한 항력감소탄(Base Bleed Projectile)을 개발해 최대사거리 40km를 달성할 수 있었고, 최근 여기에 보조로켓추진(RAP) 방식과 결합한 복합연장탄(155mm 사거리연장탄)으로 최대사거리를 54km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 탄 밑부분 진공 항력이 50% 포탄은 날아갈 때 비행을 저해하는 항력(drag)을 받게 된다. ▲ 탄의 표면과 공기의 마찰에 의해 생성되는 탄체(body) 항력 ▲ 탄체 앞부분의 형상에 의해 생성되는 웨이브(wave·물결) 항력 ▲ 탄이 고속으로 비행할 때 탄 밑 부분(彈底部)의 생겨나는 진공 현상으로 인한 탄저부(base) 항력으로 나뉜다. 대체로 전체 항력에서 탄체 항력은 약 20%, 웨이브항력은 30%, 탄저부 항력은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탄의 사거리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항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포탄이 대기 속을 비행하면서 받게 되는 항력. 위키피디아포탄이 대기 속을 비행하면서 받게 되는 항력. 위키피디아탄체항력이나 웨이브항력은 포탄의 형상을 유선형으로 만드는 등 공기역학적인 최적화 설계로 해결하고, 탄저부 항력은 그 원인이 되는 ‘진공’을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원하는 비행거리(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탄체항력과 웨이브항력에 의한 공기 저항을 줄여 사거리를 늘리는 위해 1980년대 초, 탄체 형상을 유선형 형태로 설계한 ERSC(Extended Range Sub-Calibre) 및 ERSB(Extended Range sub-Bore) 형태의 포탄 개발이 추진되었으나, 곧 연구가 중단되었다. 탄의 직경이 작아짐에 따라 폭약을 담을 용적량도 작아져 탄 위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이후 ERSB의 형태를 최적화한 ERFB탄(Extended Range Full Bore)이 출현하여 M107 일반고폭탄(HE)보다 사거리를 약 50% 연장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고, 이것이 탄저부 항력 감소 방법과 결합돼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켰다.■ 골프공에 딤플이 없다면스포츠 가운데 공(球)의 비거리를 가장 중요시 하는 종목을 꼽으라면 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골프공을 보면, 작은 홈(dimple·보조개)이 무수히 파여 있다. 무려 350~500개나 된다. 왜 만들었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 공이 날아갈 때 뒷부분(후미)에 생기는 진공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딤플이 있는 골프공으로 300야드를 날렸다면, 딤플이 없는 매끄러운 공은 그 절반에 해당하는 150야드 정도만 날아간다고 한다.왜 일까.진공은 물질이 전혀 없는 상태, 즉 공기가 거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그 진공 상태는 무엇인가로 채우려는 힘이 작동하게 되고, 결국 진공은 날아가는 공을 뒤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그런데 골프공의 딤플은 공의 표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가 딤플 주변에서 작은 회오리와 같은 난기류(Turbulance)를 일으키면서 공기 저항을 분산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공 후미에서 생겨나는 진공에 의한 효과, 즉 날아가는 공을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효과가 줄어들어 비행속도는 더 빨라지고 비거리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포탄 밑 부분에서 발생한 진공 상태에 의한 항력은 비행 포탄이 받는 전체 공기 항력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매우 크다.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골프공의 딤플의 역할을 하는 장치가 포탄에도 필요하고, 이것은 곧 항력감소장치(BBU·Base Bleed Unit)이다.국내 개발 항력감소탄 K307과 절개 모형 및 내부 구조. 사진 = ㈜풍산 국내 개발 항력감소탄 K307과 절개 모형 및 내부 구조. 사진 = ㈜풍산항력감소장치는 제트(jet)나 로켓과는 달리 탄을 직접 추진시키지는 않는다. 대신 탄 발사시 탄 내부 아래에 자리한 항력감소제를 점화·연소시켜 가스를 생성하고, 이 가스가 탄저부의 진공 상태를 채움으로써 저항력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남아공, 최대사거리 40km 첫 달성이 같은 연구, 즉 항력감소장치를 포 내부에 장착한 항력감소탄(Base Bleed Projectile)에 관한 연구는 1960년대 중반부터 스웨덴과 캐나다에서 이미 시작했고, 스웨덴은 1971년 자국 내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공산권의 야포 사거리에서 열세를 보였던 나토 등 서방국가들은 1970년대 155mm RAP탄을 개발해 최대사거리를 30km대까지 올린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스웨덴, 미국 등은 155mm 항력감소탄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RAP탄의 위력과 정확도가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던 까닭이다.항력감소탄의 발사 후 비행 모습. 사진=국방과학연구소항력감소탄의 발사 후 비행 모습. 사진=국방과학연구소1980년대 중반, 최대사거리 40km가 가능한 52구경장 자주포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사거리 40km용 항력감소탄 개발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남아공과 독일 등에서는 탄체를 유선형으로 설계한 ERFB 타입에 항력감소장치를 적용하고, 단위장약 6호까지 사용할 수 있는 포탄(ERFB-BB) 개발에 나선 결과, 남아공이 52구경장 포에서 40km를 상회하는 사거리를 최초로 달성했다.항력감소탄이 RAP탄보다 인정받은 이유는 사거리 연장 효과 만에 있지는 않다. 항력감소 추진제가 탄 내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RAP탄 내에서 로켓추진제가 차지하는 공간의 1/3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TNT를 더 넣을 수 있다는 것으로 곧 탄 위력이 향상됨을 말해준다. 또 항력감소장치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Q. 우주를 이루는 물질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우주 삼라만상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 중에서 수소가 가장 많다. 무려 75%를 차지한다. 대체 왜 그런 걸까?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빅뱅이 일어난 때로 돌아가야 한다고 오리건 주립대학 화학교수인 메이 나이먼이 설명한다. 빅뱅은 주기율표의 원소들을 만들어 우주를 짓는 벽돌로 사용했다. 원소들은 각기 고유한 개수의 아원자 입자를 가진다. 양전하를 띤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음전하를 띤 전자가 그것들이다.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로 이루어진 원소로, 중성자를 갖지 않은 유일한 원소이기도 하다.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원소인 이 수소는 또한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로서 우주 물질의 거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이 수소가 가장 단순한 구조를 가졌다는 이유가 바로 가장 많은 비율로 존재하게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나이먼 교수는 설명한다.
Q. 바다에 사는 고래가 왜 포유류일까?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인간이 속해있는 포유류는 젖을 분비하는 젖샘이 있어 젖으로 새끼를 키운다. 이 점은 포유류가 다른 종류의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고래가 물고기가 아니라 포유류인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수유가 포유류의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젖을 먹일 수 있도록 한 유전적 변화가 파충류로부터 포유류의 진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수유와 함께 포유류가 갖는 또다른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태생이 있다. 태생은 알을 깨고 태어나는 난생과 대비되는데, 어미 뱃속에서 어느 정도 자란 다음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모든 포유류가 태생인 것은 아니다. 예외적인 종류가 지구상에 딱 세 종류가 있다. 입이 오리처럼 넓적하게 생긴 오리너구리, 길고 끈끈한 혀가 있고 온몸에 가시가 돋아있는 짧은코가시두더지, 짧은코가시두더지보다 몸집이 큰 긴코가시두더지, 이렇게 세 종류의 포유류는 지금도 알을 낳는다. 이들을 단공류라고 하는데, 단공류 역시 여느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젖으로 새끼를 키운다. 그래서인지 단공류의 알은 다른 알에 비해 새끼의 성장에 필요한 노른자위가 작다. 포유류는 약 2억년 전에 난생의 파충류로부터 처음으로 출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포유류의 대부분은 난생에서 태생으로 전환했고, 젖을 먹이며 새끼를 키웠다. 그렇다면 젖을 먹인 게 먼저일까? 아니면 태생이 먼저일까?이를 알아보기 위해 스위스 로잔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헨릭 캐스만 박사 연구팀은 오리너구리를 포함해 몇몇 포유류를 대상으로 수유와 난생과 관련된 유전자에 대해 비교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먼저 알을 낳는 데 필수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조사했다. 알에는 새끼가 자라는 데 중요 영양원이 되는 바텔로제닌이라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팀은 닭에서 이 단백질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 세 개를 찾아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사람, 주머니쥐, 개, 오리너구리, 이렇게 네 종류의 포유류의 게놈에서 닭에서 찾아낸 세 가지 유전자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러자 네 포유류 모두의 게놈에는 이 세 가지 유전자와 비슷한 유전자 부위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인간, 주머니쥐, 개의 경우에는 이 세 가지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작용하지 않았다. 세 유전자는 순차적으로 활동이 중단되었는데, 마지막의 경우는 지금으로부터 3천만년에서 7천만년 전에 기능이 상실되었다. 반면 오리너구리의 경우에는 세 가지 중 한 유전자가 여전히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리너구리는 여전히 알을 낳고 있는 것이다.다음으로 연구팀은 젖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이들 네 포유류를 대상으로 알아보았다. 그러자 네 포유류 모두에서 젖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의 분석결과, 이 유전자는 2억년에서 3억1천년 전에 살았던 포유류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태생에 필요한 태반이 진화하기 전에 이미 포유류가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포유류는 알을 낳기를 그만두기 전에 이미 수유를 시작했다. 젖을 먹이면서 더 이상 새끼에게 알로 영양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 결과, 포유류는 알을 더 이상 낳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수유가 포유류의 진화를 이끌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