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라니는 왜 우리나라에는 흔한가요?
안녕하세요. 원형석 과학전문가입니다.일제강점기 때의 해수구제사업과 6.25 전쟁의 여파로 인해 크고 작은 포식동물은 남한에선 절멸되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단순화된 한국 생태계에서 멧돼지와 함께 매우 번성하고 있다. 다만 천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담비와 삵, 수리부엉이, 검독수리가 고라니를 잡아먹는다. 하지만 이들도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고 꼭 고라니만 잡아먹는 것은 아니라 개체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주로 물가에 서식하기 때문에 갈대숲 같은 곳에 보금자리나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시골의 경우 집주변 갈대 숲에 고라니가 눌러 앉았다 간 자국이 흔히 보일 정도다. 보통 사람이 무릎을 굽히고 앉은 정도 크기로 풀들이 눌려 있으며, 주변에 고라니 솜털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또한 물가에 서식하는 종답게 수영을 아주 잘하는데, 영문명인 water deer나 속명인 Hydropotes도 물과 관련된 뜻이다. 가끔 고라니가 아주 넓은 호수나 강을 개헤엄치면서 건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전지식 없이 본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운 장면이다.세계자연보전연맹 홈페이지에서는 한반도 서해안과 중국 장쑤성이 서식지라고 되어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전국에 서식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경산시에서는 영남대학교 캠퍼스 한복판을 달리는 고라니가 목격되기도 했고, 대구광역시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고라니가 나타나 119가 출동하기도 했다. 사람 주변에 나타나는 것은 개체수가 워낙 많은 한국만 유독 심한 편이지, 본래 사람의 영향이 있는 곳에서는 서식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중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북한은 이미 산림이 대부분 파괴되어 있는 데다가 하천을 개조하고, 습지를 메워 농지로 만드는 등의 개발로 인해 고라니의 서식지가 대부분 파괴되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