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상돈 경제·금융/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知天命!!!
이제는 하늘의 뜻을 아시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질문하신 겁니다.
상처 받고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던 모든 과거가 상처가 아니라 그게 살아내는 것이었다고,
속고 또 속고, 다시 속았던 경험은 이제 더 이상 속는 것이 아니라 속아주는 것이 되겠지요?
실패하고 또 실패하셨다면, 이제는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삶을 버텨내는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지금까지 답이 있다고 믿었기때문에 굳이 답을 찾으실 필요가 없었겠지요.
이제는 답을 찾으시려하시니, 더이상 답이 없다는 것을 알아내신 것입니다.
얼마든지 힘있고, 영원히 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지금의 현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겠지요.
그런데 현실이 보인다는 것은 이제서야 힘이 빠지고, 영원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신 것입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저는 54살입니다.
제가 살아온 시대는 변화무쌍했지요.
중학교 때 딱 1년 교복을 입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학력고사의 논술고사가 폐지되었죠.
심지어 저는 고등학교 3년동안 자연계열이어서 국어2, 고전 등은 배우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문계열로 시험을 쳐서 배우지도 않았던 과목 시험을 쳐야했죠.
1988년 올림픽 꿈나무라고들 했지만, 아직 군부가 통치했던 이 나라는 데모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방입소 역시 저희 동기들까지만 있었고, 그 다음 해에는 사라졌죠.
1990년 군 입대했을 때, 밤낮 없이 두들겨 맞았는데,
제가 선임이 되었을 때는 소원수리가 등장했고, 폭력은 사라졌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는, 91학번들은 완전히 다른 세대였고, 88년도에 맡았던 과대표 시절과 복학 후 과대표 활동은 전혀 달라져야했습니다.
저는 386의 마지막 막내인 셈이네요.
1969년 생, 88학번이니까요.
태어나자 마자, 우리는 너무나 빠른 사회변화때문에, 50년을 독재체제 속에서 살아오신 선배들에게 굴종을 요구 받았고,
민주화 이후 세대에게는 꼰대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무조건 회사에 취직이 되던 시대였죠.
사회가 변한 것이지 결코 세대가 어리석기때문이 아닙니다.
시대의 희생자일 뿐이지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를 반대로 아이 셋을 낳아 길렀기에 의료보험 등 여러가지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인구감소로 다자녀정책이 시작되었을 때는 이미 자녀가 다 자라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죠.
후배들이 기술을 배워서 창업을 하고 지원을 받아도, 한 곳에서 말 없이 묵묵히 일했지만, 결과는 황당한 퇴출 뿐이었습니다.
다시 창업을 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사양산업이 된 것들이어서 사업자금만 날아갔죠.
어리석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시대를 살고 있을 뿐입니다.
질문자님이 존재하지 않으셨다면, 세상은 또 하나의 과도기를 거치지 않았겠죠.
다행히 지금은 굶지는 않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희망이 필요 없는 시대이죠.
저는 청년멘토100인 그룹의 한 사람이지만, 청년들을 만나서 말해 줍니다.
"멘토님에게 밥만 얻어 먹고 하는 말 하나도 담아 두지 마라. 그저 꼰대들의 말일 뿐이다."
과거에는 이미 그 시대를 살아간 10년, 20년 선배를 찾아가, "선배님이 10년, 20년 젊으시다면, 무엇을 꼭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라고 책이 제안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오히려 10년, 20년 젊은 세대에게 나를 좀 가르쳐 달라고 진정으로 부탁을 해야할 시대입니다.
급변한 사회 정치 현실과, 기술진보, 기기문명과 빅데이터, 4차산업혁명은 꼰대들을 바보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합니다.
학습자의 자세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방식을 정말 배우고 싶어서 나보다 훨씬 젊은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밥만 사주시고, 좀 가르쳐달라고 해야 이 시대에 필요한 고견이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블랙홀을 통과한 토성 근처에서는 전혀 흐르지 않은 시간이, 지구의 딸에게는 수십년이 흘렀죠.
저와 질문자님은 시대의 급변이 전혀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젊은이들은 마치 80년 더 살아온 머피가 블랙홀의 양자에너지 법칙을 풀어내듯이, 이 시대의 고견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영화 인터스텔라는 답으로 "사랑"을 제시하는 것 아닐까요?
아버지 브랜든은 딸을 너무나 사랑하기때문에,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4차원 속을 뚫고 딸에게 모르스부호를 전달합니다.
딸은 아버지를 결코 잊지 않으려 아버지의 뒤를 따라 연구합니다.
이제 지천명에 도달하셨으니, 모르는 것은 하나도 없으십니다.
단지 누군가에게 답을 듣고 싶은 것 뿐이겠지요.
이제 내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닌, 누군가 줄 수 있는 답을 들으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답은 알고 계십니다.
바로 인생에서, 그리고 이 세상에는 정답은 없다는 그 답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