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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키위191
키보드의 자판 배열(QWERTY)은 왜 알파벳 순서가 아니라 타자 치기 불편하게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을까요?
키보드의 자판배열은 알파벳순서가 아니라 타자치기 매우 불편하게 뒤죽박죽으로 막 섞여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배열을 섞은건가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재미있게도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닙니다. 1860년대 말 미국의 크리스토퍼 숄즈가 만든 초기 타자기는 실제로 알파벳 순서에 가까운 배열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지금 우리가 아는 뒤죽박죽 배열로 바뀌었고, 그 과정에 몇 가지 이유가 겹쳐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설명은 활자 막대의 엉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옛날 타자기는 글쇠를 누르면 글자가 새겨진 쇠막대가 튀어 올라 종이를 때리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나란히 붙어 있는 두 글자를 빠르게 연달아 치면 막대끼리 서로 걸려서 엉켜버렸습니다. 그래서 영어에서 자주 붙어 나오는 글자 짝들을 서로 멀리 떨어뜨려 배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타자를 느리게 만들려던 게 아니라 기계가 멈추지 않게 만들려던 겁니다.
다만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초기 타자기의 주요 고객이 모스 부호를 받아 적던 전신 기사들이었는데, 그들이 부호를 듣고 옮겨 적기 편하도록 자리를 조정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모스 부호에서 헷갈리기 쉬운 글자들이 서로 가까이 놓여 있는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기계적 이유와 사용자 요구가 함께 작용한 결과일 겁니다.
영업용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맨 윗줄 글자만으로 타자기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그대로 칠 수 있는데, 영업사원이 손님 앞에서 시연할 때 편하도록 그렇게 뒀다는 설입니다. 이건 우연일 가능성도 커서 재미로 들으시면 좋습니다.
진짜 핵심은 그다음입니다. 1873년에 총기 회사로 유명하던 레밍턴이 이 타자기를 대량 생산하면서 이 배열이 사실상 표준이 되어버렸습니다. 타자 학원이 이 배열로 사람을 가르치고, 회사는 그 배열을 익힌 사람을 뽑고, 제조사는 다시 그 배열로 기계를 만드는 순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더 효율적인 배열이 나와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1930년대에 드보락이라는 사람이 자주 쓰는 글자를 손가락이 놓이는 가운뎃줄에 몰아넣은 배열을 내놓았고, 요즘은 콜맥 같은 대안도 있습니다. 실제로 손가락 이동 거리는 확실히 줄어듭니다. 그런데도 이미 전 세계 수억 명이 익혀버린 배열을 갈아엎을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새 배열을 배우는 비용이 얻는 이득보다 컸으니까요.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경로 의존성이라고 부르고, 자판 배열을 그 대표 사례로 자주 듭니다. 처음에 우연히 자리 잡은 표준이 그 뒤로 계속 살아남는 현상입니다.
한글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두벌식보다 세벌식이 손가락 부담이 적고 타자 원리에도 더 맞는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두벌식이 표준으로 정해진 뒤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덧붙이면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프랑스에서는 첫 줄이 A와 Z로 시작하는 아제르티 배열을 쓰고, 독일에서는 Y와 Z의 자리를 서로 맞바꾼 쿼츠 배열을 씁니다. 각 언어에서 자주 쓰는 글자에 맞춰 조금씩 손본 결과입니다.
정리하면, 기계가 엉키지 않게 하려고 흩어놓은 배열이 대량 생산과 함께 표준이 되었고, 기계적인 이유가 사라진 지금까지도 모두가 익숙하다는 이유 하나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불편해 보이는 이 배열이 사실은 백오십 년 된 기계의 흔적인 셈이지요.
채택된 답변QWERTY는 알파벳을 외우기 쉽게 정렬하려고 만든 배열이 아니라, 1870년대 기계식 타자기의 구조와 당시 사용 습관 속에서 점차 굳어진 배열입니다. 초기 타자기는 키를 누르면 금속 활자 막대가 올라왔는데, 자주 이어지는 글자 막대가 가까이 있으면 서로 엉키거나 복귀가 늦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쓰이는 조합을 어느 정도 떨어뜨리고 양손을 번갈아 쓰기 쉽도록 배치한 것이 현재 배열의 한 배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타이핑을 일부러 느리게 하려고 만들었다’거나 ‘오로지 고장을 막기 위해 알파벳을 완전히 뒤섞었다’고 단정하면 지나친 설명입니다. 배열은 여러 번의 설계와 상업적 채택을 거치며 정착했고, 타자기 제조사와 교육기관이 QWERTY를 표준처럼 보급하면서 사용자가 많아졌습니다. 이후 드보락 등 다른 배열도 나왔지만, 이미 키보드·교재·사용자 습관이 QWERTY에 맞춰져 전환 비용이 커 지금까지 이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