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축물의 흔적, 수리자국, 얼룩 등도 충분히 문화적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그 건물이 겪어온 역사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문화 유산을 보존할 때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가 '진정성'입니다. 모든 흠집을 제거하고 완벽하게 복원할 수도 있지만 그 건물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오히려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의 흔적을 존중하고, 진실되게 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흠집과 흔적은 개인과 집단의 기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 중에서 총알 자국, 포탄에 파괴 된 흔적도 당시의 상황을 전달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끊임없는 대화가 가능하며, 이러한 흔적은 매개체가 됩니다. 그런 취지에서 익산미륵사지도 복원 당시 탑의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무너진 상태를 유지하면서 복원하게 된 것입니다.
즉, 오래된 건물의 흠집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시간을 존중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집단적 기억을 계승하는 문화적 실천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