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면 대변 표면에 기름기 있는 부유물과 작은 알갱이들이 떠 있는 게 확인됩니다. 지방변(steatorrhe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방변은 소장에서 지방 흡수가 제대로 안 될 때 나타나는데, 전형적으로는 대변이 기름지고 광택이 돌며 물에 잘 뜨고 악취가 심합니다. 사진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증상의 맥락을 함께 보면 그냥 넘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7개월간 소화 불량, 등·명치·옆구리 불편감, 지방간, 내장지방, 당뇨 전단계, 부종, 손발 홍조. 이게 다 따로 노는 증상들이 아닙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바탕에 깔려 있고, 거기에 췌장 기능 저하가 겹쳤을 때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췌장은 소화효소(라이페이스 등)를 분비하는데,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 소화가 안 되고 지방변이 나옵니다. 명치나 등 쪽 불편감이 7개월째 지속된다는 것도 췌장 쪽을 한 번은 짚어봐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손발이 빨개지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3개월 전부터 지속된다면 말초혈관 반응이나 자율신경 문제, 혹은 간 기능 저하와 연관된 혈관 확장 반응도 감별 대상에 들어옵니다. 지방간이 있고 내장지방이 많은 상태라면 간 기능 자체도 한 번 재확인할 필요가 있고요.
5개월 전 CT·MRI를 찍으셨다면 당시 췌장 소견은 어떻게 나왔는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이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소화 장애와 대변 양상까지 더해졌다면, 지금 시점에 소화기내과에서 다시 평가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혈액검사로는 췌장 외분비 기능을 보는 혈청 라이페이스(lipase), 대변 탄성효소(fecal elastase-1) 검사가 있고, 지방변이 의심되면 대변 지방 검사(fecal fat test)도 고려됩니다. 당 쪽도 공복혈당, HbA1c(당화혈색소)를 재확인하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도 같이 보면 좋습니다.
정상으로 돌아오는 건 가능한 일입니다. 지방간, 내장지방, 당뇨 전단계는 생활습관 교정으로 되돌릴 수 있고, 췌장 외분비 기능 저하가 있어도 조기에 잡으면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 진단 없이 막연하게 관리하는 건 시간 낭비이고, 오히려 상황을 키울 수 있습니다. 소화기내과 진료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짚고 거기서부터 시작하시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